메릴린치 애널리스트 고객 제소에 검찰 조사 겹쳐

중앙일보

입력

한때 닷컴기업들의 주가폭발 붐을 일으킨 메릴린치증권의 대표적인 애널리스트 헨리 블로짓(35.사진)이 검찰 조사를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는 메릴린치가 돈벌이가 잘 되는 기업금융 업무를 많이 딸 수 있도록 인터넷기업들을 실제보다 좋게 평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블로짓과 메릴린치는 이미 지난 3월 한 고객으로부터 주식 매수 추천에 비리가 있었다며 제소를 당했다.

그는 블로짓의 추천을 믿고 그 회사 주식을 샀다가 50만달러 안팎의 손해를 봤다. 블로짓은 이 회사의 적정주가를 1백달러로 제시한 바 있는데 현재 주가는 겨우 2달러를 웃돌고 있다. 결국 메릴린치는 지난 7월 이 고객에게 40만달러를 물어주는 조건으로 화해했다.

블로짓은 인터넷기업 붐이 한창일 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그의 명성은 닷컴기업들의 붕괴와 함께 허물어져 갔다. 그가 사라고 추천했던 펫츠닷컴과 이토이스는 이미 파산했으며, 한때 4백달러를 넘었던 아마존 주가는 현재 11달러선으로 추락했다.

블로짓은 이달 말 약 5백만달러의 퇴직수당을 받고 메릴린치를 떠나게 돼 있다. 메릴린치 대변인은 "그의 퇴직은 전적으로 자신의 결정으로 검찰 조사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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