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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선출 콘클라베 3월 24일 개최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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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교황은 ‘콘클라베(Conclave)’라 불리는 독특한 방법에 의해 선출된다. 콘클라베는 ‘열쇠를 가지고’라는 라틴어로, 선출에 참여하는 추기경들은 로마 교황청 내 시스티나 성당의 회의실에서 새 교황을 뽑을 때까지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물과 빵 정도의 음식만 제공된다. 이는 톰 행크스 주연의 영화 ‘천사와 악마’(2009년)에 자세히 묘사된다. 이번 콘클라베는 3월 24일에 열린다.

 콘클라베 제도는 1059년에 만들어졌다. 로마 황제나 독일의 왕 등이 교황 선출에 관여해온 전통을 끊기 위해서였다. 음식물 반입까지 제한하는 것은 선출을 서두르도록 독려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후보 추천이나 자발적 입후보 제도는 없다. 투표권을 가진 추기경들이 모여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투표한다. 자신을 제외한 모든 추기경에게 표를 던질 수 있다.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을 득표한 추기경이 교황이 된다.

 한 번의 투표에서 선출이 끝난 경우는 1939년 비오 12세 선출 이후 한 번도 없었다. 투표를 진행하면서 점점 유력한 후보가 부상하고 그들에게 표를 몰아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베네딕토 16세 때는 네 차례, 요한 바오로 2세 때는 여덟 차례의 투표 끝에 교황이 정해졌다. 투표는 오전·오후 한 번씩 진행되는데 사흘 안에 끝나지 않으면 최다 득표 추기경 두 명만 놓고 투표하는 방법을 쓸 수도 있다.

 80세를 넘긴 추기경은 교황 선출회의 참석 자격이 없다. 82세인 한국의 정진석 추기경은 선출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 현재 선출권 및 피선출권을 가진 추기경은 120명이다. 따라서 80표를 얻어야 교황이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새 교황이 탄생하면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를 피운다. 검은 연기는 투표에서 선출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베네딕토 16세 선출 때는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종을 쳐 투표가 마무리됐음을 알렸다.

 새 교황은 선출 직후 시스티나 성당의 ‘눈물의 방’에서 빨간색 추기경복을 벗고 흰색의 교황복으로 갈아 입는다. 교황만 들어 갈 수 있는 눈물의 방은 교황의 막중한 책임과 앞으로 닥쳐올 고난의 세월이 이곳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뜻에서 이름이 지어졌다.

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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