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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무형 법조인 … 총리 후보자 정홍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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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이번에도 법조인 출신의 비(非)정무형 인사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선택했다. 박 당선인은 8일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의 정홍원(69)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새 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고 진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발표했다. 지난달 24일 대법관·헌법재판소장을 지낸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를 지명할 때 법치주의와 사회안전, 사회적 약자 보호를 지명 이유로 밝혔던 것과 비슷한 인사 컨셉트다.

 경남 하동 출신의 정 후보자는 성균관대 법대를 나와 부산·광주지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역임했다. 정 후보자는 기자회견에서 “저는 부족한 게 많고 화려한 경력을 가진 것도 아닌 보통사람”이라며 “보통사람을 중요한 자리에 세우시겠다고 하는 당선인의 의중은 보통사람을 중히 여기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새 정부 출범 17일 전인 8일에야 총리 인선을 발표하게 된 것은 인사 검증 작업이 오래 걸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박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첫 총리 후보자 지명이 순조롭지 않았기 때문에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는 인사를 발탁하는 데 무게가 실렸다”며 “정 후보자에 대해선 철저한 사전 검증 작업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탕평·국민대통합 인사를 강조해 온 박 당선인이 PK(부산·경남) 출신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데 대해선 비판도 나온다. 민주통합당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박 당선인이 얼마나 국민대통합의 관점에서 고민을 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논평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장관급인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김장수(65·광주·육사 27기) 전 국방부 장관을, 장관급으로 격상된 경호실장에 박흥렬(64·부산·육사 28기) 전 육군참모총장을 기용했다. 두 사람은 모두 4성장군(육군 대장) 출신이다.

 당초 안보실장엔 외교관 출신의 윤병세 인수위원도 거론돼 왔으나 박 당선인은 안보실장은 물론 경호실장까지 육군 참모총장 출신을 선택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위협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로 보인다.

 ‘써 본 사람을 또 쓴다’는 박 당선인의 인사스타일은 이번에도 입증됐다. 정 후보자는 지난해 4·11 총선 때 새누리당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공천위원장)을 맡았었다. 김 전 장관은 대선 캠프에서 국방안보추진단장을, 박 전 참모총장은 국방안보추진단 위원을 지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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