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C업계 강자로 부상한 프리즘커뮤니케이션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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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상황에서도 저가 출혈경쟁에 동참하지않고 오히려 높은 가격대의 고품질 서비스로 밀어붙인 차별화 전략이 주효한 것 같습니다". 최근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계의 `무서운 아이'로 떠오른 프리즘커뮤니케이션스 김동일(金東一.33) 사장은 6일 IDC부문 진출 1년만에 60개의 고객사를 유치한 성공비결에 대해 이처럼 대답했다.

지난 98년 5월 별정통신 사업자로 출발한 프리즘커뮤니케이션스가 IDC사업에 진출한 것은 지난해 11월 29일. 정보기술(IT) 산업의 불황이 거세게 불어닥치던 시기에 30대 초반의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신생업체가 한국통신의 KT-IDC와 데이콤의 KIDC가 장악하고 있는 IDC 사업진출을 선언하자 업계에서는 `무모함의 극치'라는 평가를 내렸다.

안정된 수익기반을 제공하는 별정통신사업에나 치중하는게 낫지 경험이 전무한햇병아리들이 고객사의 서버운용을 관리해주는 까다로운 일을 하다가 분명 사고를낼 것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프리즘커뮤니케이션스는 주위의 예상과 다른 `대형사고'를 내고 말았다.

지난 5월부터 메이저 IDC 업체들과 고객사 유치경쟁에 나선 끝에 60개의 고객사를 끌어모아 사업진출 1년만에 25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내년에는 매출 1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신증권, 세종증권, 새롬기술, 소프트뱅크 코리아 등 각 부문의 선두업체들을 고객으로 끌어옴으로써 브랜드이미지도 크게 높아졌다.

이처럼 IDC업계의 `다윗'격인 프리즘커뮤니케이션스가 저가경쟁을 무기로 삼은골리앗들과의 싸움에서 꾸준히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는 배경에 대해 김 사장은 규모확장보다는 세분화된 전문서비스에 치중한 결과라고 강조한다.

김 사장은 "금융, IT업체들을 대상으로 다소 비용부담이 높더라도 세분화된 전문서비스를 받는게 결국은 비용을 절감하는 사실을 주지시키는 동시에 외부에서 영입한 뛰어난 전문영업 인력을 통해 마케팅에 나서자 하반기들어 고객수가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회사의 급부상과 더불어 CEO개인의 경력도 업계에서는 화젯거리다.

미시간대학 경영학석사(MBA)과정을 거쳐 한국 P&G, 매킨지 등 외국업체에서 일하던 일개 사원이 어느날 갑자기 세계 6위의 통신사업자인 KDDI 미국법인과 두산,소프트뱅크 코리아 등에서 360억원의 자본을 유치하면서 CEO로 둔갑한 사실이 IT업계에서는 이변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그는 "98년초 회사원생활을 마친 뒤 주위의 친구들과 의기투합, 사업계획서만을들고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투자자를 찾아다닌 끝에 1대 주주인 KDDI 미국법인을 우연히 만나게됐다"며 창업까지의 과정이 아직까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김 사장은 끝으로 "데이터 인프라 서비스에 음성서비스까지 결합한 토털 데이터서비스업체로 확장하기 위해 당분간 계속해서 전문성 강화에 치중할 계획"이라면서 "우리처럼 많은 새싹들이 사업 아이디어와 젊음을 바탕으로 벤처기업을 키워나갈 수 있는 토양만 제공된다면 한국 IT경제의 미래는 밝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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