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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1의 「정글」전|채명신 중장이 말하는 한국군 용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중장특진과 전우의 무덤을 돌아보러 일시귀국한 채명신 주월한국군사령관은 21일 기자와 만나 구구한 억측으로밖에 알길이 없었던 한국군의 종합전과를 속시원하게 털어놨다. 『벌써 해외주둔 1년 복무를 마치고 청룡·맹호 1진이 이달말 개선하게 되었으나 말없이 돌아와 누워있는 전우의 무덤을 찾아보니 나의 특진은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채 중장은 말했다.
채 장군이 밝힌 아군의 전사는 3백67명, 부상이 8백43명-. 그중 3백33명은 「말라리아」 등 질병에서온 후송환자라 했다. 아군실종이 2명(맹호 1명 청룡 1명) 있으나 청룡실종자는 시체를 찾을 수 없었을 뿐 사망이 확실한 듯하다고 말했다. 적 사살(확인)은 3천3백15명, 포로 8백95명으로 피아의 병력소모율은 약 10대1이었다. 『항간에 억측이 떠돈다지만 병사가 칼장난을 하다 손가락에 피만 나도 사단장까지 보고하도록 돼 있는 판에 거짓은 없읍니다. 일본의 대본영 발표와는 다릅니다』라는 채 중장-.
백마사단의 증파로 월남에 사실상 군단규모의 병력이 투입됨에 따라 작전양상의 변화가능성에 대해 채 장군은 『작전형태야 변함이 없지만 종래의 전술단위가 전략단위로 기동력을 내어 전투는 보다 적극성을 띨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현재 「캄보디아」접경 「두코」에 진입한 기갑연대 3대대(대대장 최병수 중령)는 19번 공로의 기점에 집결하는 월맹군의 침투정면을 분쇄하기 위한 중대작전 임무를 띠고 있다는 것-.
가을부터 명춘까지 적의 대공세가 예상된다고 말하는 그는 백마이후의 증파필요성에 대해 현재 3.3대1의 병력비율인데 더 많으면 더 많은 효과, 다다익선이지만 그것은 정치적인 문제라고 말꼬리를 흐리면서 공군의 파월은 『태극「마크」를 단 항공기가 공지협동작전을 할 때 지상군은 얼마나 기쁨이 크겠읍니까』라면서 『고려할 문제』라고 비쳤다.
청와대 보고때 박 대통령이 심각한 관심을 보였다는 장비교체는 늦어도 내년봄까지 M16소총과 최신무전기 「레이더」와 장갑차를 받기로 「웨스트모얼랜드」 대장의 확약을 받고 왔다는 것-. 사병들의 보급에 대해 장군은 사병식당 얘기를 꺼내며 사병이 『오늘 「메뉴」는 뭐냐』 『제기랄 오늘도 닭고기야』-군대생활 20년에 최고로 배부른 불평을 들어봤노라고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민간기술자들 신변은 특히 「무궁화작전」이름아래 작업현장까지 보호하고 있다는 채 장군은 군납으로 들어오는 「정글」화가 땀이 많이 나고 모래가 새어 시정하고 있다면서 『소총수는 이역 「정글」에서 싸워 피를 흘리는 대신 국내에서는 보다 실속있는 경제실리를 거두어야 되지 않겠느냐』는 말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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