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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조추첨 열기 전국 달궈

중앙일보

입력

'이제 16강으로 가자-'.

전세계 축구팬들이 1일 오후 부산 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열린 월드컵 조 추첨 행사를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본 가운데 국내에서도 한국의 상대팀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며 월드컵 열기로 달궈진 주말을 보냈다.

이날 서울.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는 월드컵 성공을 기원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으며, 시민들은 TV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조 추첨 과정을 지켜보며 환호와 탄성을 자아냈다.

특히 10만명 이상의 관광객 특수가 기대되는 중국의 예선 경기와 프랑스 등 인기팀의 경기를 유치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간의 희비도 엇갈렸다.

◇ 환호와 탄식=인천.대구.대전 등 3개 개최 도시는 중국의 예선 세 경기를 유치할 수 없게 되자 크게 허탈해하는 분위기였다.

인천시 관계자는 "중국과 가장 가까운 인천에서 중국의 경기가 열리지 않게 된 건 정말 서운하다"며 "그러나 차이나타운 등을 적극 알리고 여객선 증편 등을 통해 중국인 잡기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팀의 경기를 배정받은 서울.광주.서귀포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특히 서귀포에서 중국경기가 치러지기로 결정되자 제주도는 중국인들이 대거 몰려 올 것이라며 크게 기뻐했다.

이밖에 부산시는 "이번 조 추첨 행사 유치 덕분에 이 지역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4백56억원으로 추산된다"며 흐뭇해하고 있다.

행사 기간에 내.외국인 5천여명이 부산을 찾았으며 특히 외국인 참가자 3천여명이 이곳을 방문해 87억원을 썼고, 내국인 2천여명도 22억원을 썼다는 것이다. 또 부산지역 홍보 효과 등 간접 이득도 2백4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 생중계에 쏠린 관심=서울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들의 거리는 TV 생중계를 보기 위해 시민들이 일찍 귀가, 정기 세일이 시작된 백화점 주변을 제외하고는 오후 들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유흥업소의 손님도 평소보다 크게 줄었고 대신 TV가 설치된 식당.역.대합실 등은 본격 조 추첨이 시작되면서 북적댔다.

인터넷에도 조 추첨과 관련된 네티즌의 열기가 가득했다.

인터넷 카페 '축구사랑'의 자유게시판에는 "추첨 결과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는 우리 대표팀의 모습을 지켜보겠다"는 등 오전부터 수십개의 글이 올랐다.

◇ 전국이 축제 열기=서울에서는 조 추첨을 축하하는 '한마당 잔치'가 1일 오후 4시부터 5시간 가량 종로구 종로타워(국세청)앞 특설무대에서 열려 인기 가수들의 공연과 대학 응원단 연합회의 화려한 응원이 펼쳐졌다.

대전 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는 오후 1시부터 시민 1천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리 고유의 전통 민속 축구인 '짚볼차기'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에는 가수 김흥국씨 등 연예인 20명과 홍선기(洪善基)대전광역시장을 비롯한 대전시 관계자 등 20명이 참가했다.

이밖에 이날 조 추첨 행사를 기념해 개방된 광주 월드컵경기장에는 오후 4시쯤부터 3백여명의 시민들이 찾아와 대형 전광판을 통해 월드컵 준비 과정을 담은 영상물 등을 구경했다.

◇ 흥분 더한 한국팀 경기 개최 도시=한국팀 경기가 열리는 부산.대구.인천 시민들은 조 추첨 결과 상대팀이 결정되자 팀 전력 등을 따져보며 승산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조 추첨 행사가 벌어진 부산은 내년 6월 4일 한국팀이 첫 경기를 치를 도시이기도 해 시민들의 흥분을 더했다.

회사원 김광준(35.부산시 수영구 남천동)씨는 "부산이 우리나라 월드컵 본선 무대 도전 사상 첫 승리를 거두는 역사적인 도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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