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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세 웹에 잡힌 17세 오수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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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카리 웹

“내 우상인 카리 웹과 라운드를 하기로 한 게 더 기쁘다. 솔직히 우승을 놓쳐 아쉽지만 8일 뒤 웹과의 만남이 기대된다.”

 10대 호주동포 아마추어 오수현(17·멜버른 매키넌고교2)이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올 시즌 개막전인 볼빅-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 아쉽게 공동 준우승에 그쳤다. 하지만 웃음을 잃지 않았다.

 3일 호주 퀸즐랜드주 골드코스트의 로열 파인스 리조트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 전날 10언더파 공동 선두로 10대 돌풍을 일으켰던 오수현은 롤러코스트를 탄 듯한 플레이(버디 7, 보기 4, 더블보기 1)로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합계 11언더파로 최운정(23·볼빅) 등과 함께 공동 2위에 만족했다.

우승은 오수현이 레전드라고 일컫는 카리 웹(39·호주·13언더파)이 차지했다. 호주 국가대표이자 아마추어 세계랭킹 5위인 오수현은 “14일 캔버라에서 열리는 LPGA 투어 개막전인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 앞서 12일 웹과 연습라운드를 하기로 했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오수현은 12번 홀(파5)에서의 더블보기가 못내 아쉽다고 했다. 그는 “원래 내가 퍼팅이 약하다”고 털어놨다. 오수현의 출발은 웹보다 더 좋았다. 11번 홀까지 2타를 더 줄여 12언더파로 웹에 3타나 앞섰다. 하지만 오수현은 12번 홀에서 4온 한 뒤 3m 거리의 파 퍼트에 이어 80㎝ 보기 퍼트를 놓쳐 2타를 잃고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최운정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3타를 줄여 공동 준우승을 차지한 최운정은 “소속(볼빅)사가 개최한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었는데 웹이 너무 잘 쳤다”고 말했다. 웹은 마지막 5개 홀에서 3개의 버디를 낚는 집중력으로 이 대회에서만 8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프로 통산 54승째였다.

골드코스트(호주)=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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