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검찰과 국세청(IRS)이 기업과 부자들의 역외 탈세에 철퇴를 가하고 있다. 2009년 이후 역외 탈세 적발과 해외 비밀계좌 자진 신고 유도를 통해 거둬들인 세금이 100억 달러(약 11조원)에 달한다. 경제위기 이후 텅 빈 나라 곳간을 채우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미 연방 검찰이 2009년 이후 조사한 역외 탈세 사건이 100건을 넘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2009년은 미국이 300년간 굳게 닫혀 있던 스위스 비밀계좌의 빗장을 연 해다. 당시 IRS는 UBS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인 브래들리 버켄펠드가 억만장자 이고르 올레니코프와 짜고 스위스 비밀계좌를 통해 720만 달러의 미국 세금을 포탈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IRS는 스위스 최대 은행 UBS로부터 탈세 혐의가 있는 미국인 4450여 명의 명단을 넘겨받는 데 성공했다.
최근엔 미국 내 스위스 소형 은행들을 이용한 탈세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UBS의 미국 계좌를 통해 미 고객의 역외 탈세를 돕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IRS는 뉴욕 연방법원에 UBS로부터 더 많은 자료를 징구할 권한을 요청했고 지난달 28일 법원은 이를 승인했다. 이런 움직임에 관해 미 로펌 관계자들은 “부자들이 역외 탈세에 엄두를 내기 힘들어졌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2009년 이후 해외 비밀계좌 자진 신고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이제껏 3만8000명 이상이 신고했다. 이들은 세금과 벌금 등 포함해 55억 달러를 납부했고, 50억 달러를 더 낼 예정이다.
채승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