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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하한기」는 와도「경제의 흐름」엔 휴식이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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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물품세가 신설되고 전기와 철도요금이 인상되었을 때 기업인들은 원가 고를 내세워 크게 반발했지만 뒤 미쳐 제품가격을 인상조정 했었다.
물론 원가가 비싸지만 수요가 부진하여 기업경기에도 영향을 준다.
그러나 5개년 계획의 활발한 진척으로 한때 여러 분야에서 나타났던「디플레·갭」(수요부족)은 경제규모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격증한 수요 때문에 자취를 감추고 생산력이 오히려 수요에 미치지 못하게 되었다.
올해 들어 이러한 공급부족현상은 여러 업종으로 확대심화 되었으며 그 결과로 각 공장의 가동률이 급상승, 직물업계의 경우 65년의 40%가 지금은 70%로 올랐다.
특히 당국의 저물가정책과 원가고의 틈바구니에서 고투해온 각 기업은 작년 말부터 단계적으로 풀려온 일련의 현실화정책에서 활로를 찾아 경기상승에 박차가 가해지고 있다.
금년 들어 줄곧 견실하게 늘어난 산업생산은 4월 지수 1백92·4에 이어 5월에는 작년 말 수준 (1백99·2)을 능가한 2백2·7(잠정추계)로 해방 후 최고를 기록.
산은은「기업의 단기경기관측」에서『이 상태로 하한기를 고려하여 생산을 조정하더라도 3·4분기중의 제품생산은 대부분의 업종이 2·4분기 수준과 보합 하거나 약간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제품생산의 전면적 증가경향은 하한기의 판매 면에서도『신장률은 둔화되나 대체로 전기수준을 상회 할 것』이라고 지적되었는데 맥주만 해도 20%가 증판 될 모양.
물론 방직·식료품·제재·인쇄 출판 등 계절업종의 생산은 4월에 비해 5월이 줄어들었고 한여름에는 더 악화될 전망이지만 전반적 지수는 작년동기(5월)보다 8·9%가 상승.
그 중에서도 제철을 만난 음료·유리 및 토석제품·수송기계·금속·화학공업이 뚜렷이 신장될 전망인데 출판업계의 불경기와 건설「붐」은 좋은 대조가 된다. 거기다 제조업자제품재고지수도 5월(1백42·3)이 4월보다 3·5감이며 작년동기보다 10·1감으로 활발한 판매상태를 입증하고 있다.
하한기 마저 외면할 정도로 생산·출하·제품재고 면에서 나타나고있는 경기호전의 징후는 5개년 계획의 최종 년도이며 선거를 앞두고있는 금년 들어 각종 공사의 집중적인 진행으로 재정「사이드」에서 자금이 대량살포(투융자금 규모는 65년비 1백65%증)되고 수출이 격증하여 관련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작년 말에 비해 8·2%수준(6월5일 기준)에 멈춘 물가와 호전된 외환사정은 그 밑바닥에 깔린 고무적 요인들―.
그러나 자금의 회임기간이 긴「인플레」적 재정투융자 정책과 병행된「디플레」적 금융정책으로 경제규모확대에 미치지 못한 여신규모에 겹쳐 7백억의 세금징수 강행(담세평균 11·8%=65년 9·2%)으로 각 기업은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 사채의존도와 이율이 두드러지게 높아지고 있는 실정.
6월중 어음 교환 액이 작년 6월보다 43% 늘어난데 비해 부도액은 1백41·9% 증가로 0·2%의 부도발생률 상승을 기록했으며 억눌려온 임금 재조정에의 압력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그만큼 산업별 소매액지수(65년기준=100)가 작년(3월=86·9, 4월=98·7, 5월=1백4·6)보다 금년(3월=1백5·6, 4월=1백9·8, 5월=1백23·2)에 견실해졌다는 사실만으로 기업의 고민이 해소된 것은 아니며, 또 기업경기와 소비「붐」이 곧장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박동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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