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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 "중국은 복잡한 시장 지역따라 작전 바꿔라"

중앙일보

입력

"중국 시장은 올림픽 게임 경기장과 비슷합니다. 축구.배구 등 구기종목뿐 아니라 수영과 육상도 열리죠. 즉 중국은 '통일된 단일시장'이 아니라 '분할된 시장의 집합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중국에서 근무하는 KOTRA 무역관장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말이다.

현지 인터뷰와 전화 취재를 통해 중국 내 7개 무역관과 홍콩.대만 등 중화권 9개 무역관장들이 밝힌 '중국 진출 전략'을 정리한다. 이들의 중국 근무 경험은 5년이 가장 짧으며, 오래된 관장은 12년간 중국에서 근무했을 정도로 '중국전문가'들이다.

◇ 지역마다 다른 상관행.투자 여건=이송 상하이(上海) 무역관장은 "중국은 지역.계층별로 소비자들의 입맛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 표 크게보기 (http://www.joins.com/photo/2001/11/27/112729-11a.jpg)

예를 들어 상하이는 전통산업 투자에 매우 인색해 섬유기계 수입허가증을 좀처럼 내주지 않지만, 내륙 지역인 후베이(湖北)이나 쓰촨(四川)성은 아주 간단하게 허가해 준다는 것.

또 광둥(廣東)성은 봉제 분야의 투자유치사업 허가를 쉽게 내주지 않는 반면 내륙지방에서는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치한다.

베이징(北京)에서 물건을 팔려면 총경리나 부총경리 등 경영진과 핵심 팀장을 만나야 한다. 직책상 구매 담당자와의 상담은 큰 의미가 없다.

청두(成都)를 중심으로 한 서부시장은 중국 전 국토의 70%,인구의 30%를 차지하는 방대한 지역이지만 경제적으로 낙후돼 있다. 그만큼 우리 기업의 시장개척 여지가 많다.

홍콩과 맞붙어 있는 광저우(廣州)는 임가공 무역형태의 제조업이 발달해 경공업과 대외 교역의 비중이 높다. 외국자본의 유입으로 기술 수준도 매우 높다.

칭다오(靑島)는 한국과 가장 가까워 일찍부터 한국 기업이 많이 진출했다. 석유.석탄 등 지하자원이 풍부해 원료 확보가 쉽다.

다롄(大連)은 바이어들이 자신의 능력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 대만 상인들과 처음 거래할 때는 일단 가격을 약간 높게 제시하는 것이 좋다.

◇ 한국 업체의 진출 유망 분야=상하이는 재고품을 팔거나 사양 산업을 이전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

최첨단 하이테크 제품으로 승부해야 하는 곳이다. 그러나 청두에서는 값이 비싼 제품은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우한(武漢)은 지방 정부가 통신 설비와 자동차 산업을 양대 산업으로 키울 예정이다. 국내에서 부품을 생산하고 현지에서 조립 생산해 파는 방식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광저우는 중국 최대의 IT산업단지인 주장(珠江) 삼각주를 끼고 있어 관련 부품 수요가 많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롄에는 요즘 주택을 고급스럽게 만들려는 사람이 많아 인테리어 계통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상하이 ·베이징=김동섭기자 don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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