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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돈 내고 보시렵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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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TV 프로그램을 방영 시간에 본다는 뜻의 ‘본방 사수’라는 말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TV가 양분했던 TV 시장이 모바일, PC 인터넷, 스마트TV, 셋톱박스 등으로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까지 직접 유료 TV 사업에 뛰어든다.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를 비롯한 외신은 구글의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가 월 1~5달러의 시청료를 받는 채널을 이르면 올 2분기 출시하는 것을 주요 콘텐트 제공자들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사용자가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 광고를 붙여 얻은 수익을 나눠 가졌는데, 앞으로는 유튜브가 시청자에게 돈을 받겠다는 것이다. 시청료의 45%는 유튜브가, 55%는 콘텐트 공급자들이 갖는다. 이로써 유튜브는 지상파·케이블TV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게 됐다. 유튜브 측은 “유료화가 되면 꽤 많은 콘텐트 공급업체가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는 영국 드라마 제작사 ‘All3미디어’나 ‘BBC월드와이드’ 같은 곳들과 손잡고 콘텐트 확보에 힘써 왔다. 2011년에는 100개 채널에 1억 달러(약 1084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자했다. 동영상 시장에 경쟁이 심화돼 차별화된 콘텐트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미 채널 확보 경쟁은 치열하다. MTV·CBS·FOX·NHK 같은 미·일 주요 방송국들은 동영상 생중계 사이트 유스트림에 채널을 열고 실시간으로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유스트림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연계해 콘텐트 관련 정보가 전 세계로 퍼진다. 방송사가 이런 방식으로 글로벌 시청자를 확보하면 해외 판권 판매에 유리하다.

 국내에서도 모바일 접속과 인터넷TV(IPTV)의 보편화로 TV 시청 형태에 변혁이 일었다. 지난해 상반기 TNms 시청률 조사에 따르면 지상파 TV 프로그램의 72.9%는 시청률이 5% 미만이었다. 지상파 대신 IPTV를 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KT의 olleh tv가 400만, SK브로드밴드의 B tv가 145만, LG유플러스의 유플러스TV가 105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일반 TV에 연결해 스마트TV처럼 인터넷과 동영상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 셋톱박스도 나왔다. 셋톱박스인 애플TV를 통해 영화와 동영상 같은 아이튠스의 콘텐트를 판매해 온 애플은 아예 고화질의 전용 스마트TV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채승기·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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