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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만의 파격 … “보험 조기 해약해도 92% 환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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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최현만(52·사진)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이 취임 후 첫 야심작을 꺼내들었다. 지난해 6월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를 맡은 지 8개월 만이다.

 최 부회장은 24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기에 해약할 때도 적립금의 90% 이상을 돌려받을 수 있는 변액보험 ‘진심이 차이’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업계에서 ‘충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파격적이다.

 우선 월납 보험료를 50만원(40세 남자, 100% 채권형 기준)으로 가정했을 때 6개월 뒤 해지하면 그동안 낸 보험료의 92.2%까지 돌려준다. 기존 상품 환급률이 20.4%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환급률이 상당히 높다. 환급률이 크게 높아진 건 보험사가 떼는 수수료를 보험 납부 전 기간에 걸쳐 균등하게 공제하기 때문이다. 기존 보험은 보험설계사 수당, 마케팅 비용 등에 들어간 수수료를 가입 초기에 공제했다. 보험 가입 뒤 1~2년 만에 해지하면 보험료의 절반도 돌려받지 못했던 이유다.

 최 부회장은 이런 상품을 내놓게 된 배경으로 K-컨슈머리포트를 들었다. 그는 “지난해 컨슈머리포트 등에서 변액보험의 낮은 조기 환급률과 이로 인해 수많은 민원이 야기되는 것을 보고 고객의 입장에서 상품을 기획했다”며 “보험업의 관행이라는 이유로 판매수수료 체계의 피해가 고객에게 가는 것에 대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금융소비자연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요청으로 22개 생명보험사의 변액연금보험 수익률을 조사한 ‘K-컨슈머리포트’를 발표했다. 당시 금융소비자연맹은 “22개 생명보험사의 변액연금상품 60개 중 54개 상품의 실효수익률이 평균 물가상승률(3.19%)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실효수익률은 사업비와 수수료를 뺀 상태에서 계산한 수익률이다. 이후 많은 고객이 변액보험을 외면했고 변액보험 가입자는 급락했다.

 소비자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시장이 경쟁적으로 변한다는 점에서 볼 때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 부회장은 또 미래에셋생명을 이르면 8월에 상장(IPO)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이 공개시장에 나가는 것은 결혼과 같으며 결혼할 준비는 마쳤다”며 “이미 상장 준비가 끝나 주관사와 절차를 밟고 있으며 8~10월에 기업 공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 공개는 주주와의 약속이므로 여러 가지 외부 여건이 부족해도 상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에서 생명으로 옮긴 그는 “증권업의 울타리를 벗어나 보험업에서 걸음마를 한 지 8개월이 됐다”며 “보험 상품의 불완전 판매를 과감하게 혁신하고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을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해 나가겠다고도 했다. 그는 “미래에셋 그룹 창업 멤버의 한 명으로서 고객 가치를 드높이는 회사를 만들겠다”며 “따뜻하게 보듬고 나가는 진정한 의미의 보험회사가 되겠다”고 했다. 그는 1997년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구재상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등과 함께 ‘미래에셋호’에 오른 뒤 캐피털·증권사 대표를 역임했다. 구 전 부회장과 함께 박 회장의 ‘좌 현만, 우 재상’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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