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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김병지· 최은성 '그물손' 자존심 대결

중앙일보

입력

'톡톡 튀는' 김병지와 '묵직한' 최은성.

오는 25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전을 벌이는 서울은행 축구협회(FA)컵의 주인공은 포 스틸러스와 대전 시티즌의 골키퍼 활약 여부에 따라 가려질 전망이다.

두 문지기의 맞대결은 다음달 2일 대표팀 소집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포항 김병지

이동국을 비롯한 공격수의 부진으로 골 기근을 겪었던 포항이 정규시즌에서 그나마 5위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울산 현대에서 12억원을 받고 올 초 이적해온 김병지가 골문을 지킨 덕분이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 27경기에서 포항의 득점은 28점으로 10개팀 중 7위였으나 실점은 29점으로 세번째로 적었다. 한마디로 포항의 승점(38점)은 골을 많이 넣어서가 아니라 김병지가 골문을 걸어잠가 얻었다는 얘기다.

18일 준결승전에서 김병지는 페널티킥을 두번이나 연거푸 쳐냈고 골이나 진배없는 상대 슈팅도 여러차례 막아내 승리로 이끌었다.

그동안 김병지에 대해 좋은 점수를 주지 않던 거스 히딩크 대표팀 감독도 이날 경기를 보고 "김병지가 예전에 비해 움직임이 많이 활발해졌고 신중해졌다"고 칭찬했다.

◇ 대전 최은성

최은성은 김병지에 비해 명성에서 뒤진다.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경험이 51차례인 김병지에 비해 최선수는 지난 9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올 시즌 성적이나 프로통산 성적 등 기록상으로도 김병지에게 뒤진다. 그러나 최은성은 기록에 나타나지 않는 공이 많은 선수다. 최선수는 취약한 수비진을 조율하는 최종 수비수 역할까지 두 몫을 하고 있다.

또 다른 구단에 비해 열악한 조건에서 뛰는 후배 선수들을 다독거리며 팀 분위기를 끌어나가는 맏형 노릇도 한다.

대표팀에 차출돼 집중 훈련을 받은 덕분에 방어율도 한결 좋아졌다. 지난해엔 33게임에 나서 46실점(게임당 1.39골)했으나 올해는 33게임에 42점(게임당 1.27골)으로 줄었다. 전북 현대와의 준결승전 승부차기에서도 상대편 마지막 키커 최진철의 슛을 막아내며 대전을 결승전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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