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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시즌결산 (1) LA 다저스

중앙일보

입력

팀이 없다. 선수들은 하나씩 흩어졌고 5년만의 포스트시즌도 물건너 갔다. LA 다저스의 2001시즌은 지난해와 다를게 없다. 1억달러가 넘는 연봉은 성적과는 별개였고 구단과 선수는 서로를 헐뜯기에 바빴다.

좋지못한 징조는 스프링트레이닝부터 시작됐다.

간판타자 개리 셰필드의 인종차별 발언 파문은 다저스가 다른 팀들과 함께 출발점에 서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구단의 확실하지 못한 태도 또한 파문을 장기화 시켰다.

8월과 9월에는 박찬호가 이슈가 됐다. 전반기 8승 5패 방어율 2.80으로 팀을 이끈 박찬호가 후반기 부진하자 코칭스태프가 선수를 비난하기에 이르렀다. 다저스는 루머의 시작이였고 끝이였다.

간판선수의 줄부상도 어렵게 잡은 기회를 넘지 못한 이유다.

케빈 브라운은 시즌초반엔 카페인 과다복용으로 인한 심장이상 때문에 출장하지 못했고 후반엔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다. 5년간 5500만달러로 장기계약에 성공한 대런 드라이포트도 팔꿈치 부상으로 7월을 넘기지 못했다. 부상공포는 새로 영입한 선수도 예외는 아니였다.

후반기 필승카드로 생각한 제임스 볼드윈은 영입직후 좋은 페이스를 보였지만 부상엔 예외가 없었다. 연봉총액의 절반이 넘는 '5500만달러 로테이션'은 한 번도 위력을 보이지 못했고 시즌내내 마운드를 지킨 박찬호는 비난의 중심에 섰다.

의외의 수확도 있었다. 테리 아담스(11승 6패 4.32)와 폴 로두카(.320 25홈런 90타점)는 다저스가 그나마 5할이상의 성적을 올리게 했다. 로두카는 솜방망이 타선에 활력이 됐고 아담스는 부상이 많은 로테이션에 숨통을 트였다. 시즌중반 지친 팀에 활력을 불어넣은 맥케이 크리스텐슨도 올시즌 올린 수확이다. 숀 그린이 완벽히 리그에 적응한 것도 다저스로서는 반가운 일. 49홈런 125타점은 최우수선수 급의 활약이다.

루퍼트 머독의 '돈 지팡이'를 휘둘던 케빈 말론의 사임도 팀으로서는 호재다. 그러나 말론이 저지른 일들은 단기간에 수습할 수 없다는 것은 다저스의 답답한 경기를 한 동안 지켜봐야 한다는 뜻이다.

보이지 않는 변화지만 데이브 월러스 단장대행은 팀 재건의 토대를 마련했다. 유망주들이 빠져나가 초토화된 시스템은 회복의 조짐을 보였다.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앨버커키 듀크스와 샌안토니오 미션스와의 계약연장을 하지 않고 라스베가스 51(트리플 A)과 잭슨빌 선스(더블 A)를 새로운 팀으로 받아들인 것은 작은 변화의 시작이였다.

더블 A 서던리그에 속해있는 선스는 리그챔피언에 올랐고 타격에서는 첸징펑이 투수에서는 리카르도 로드리게스를 중심으로 예년 보다는 나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존 하트(텍사스 레인저스)·J.D 리카르디(토론토 블루제이스)·덕 멜빈(전 텍사스 레인저스 단장) 등 수완좋은 단장들이 시장에 나왔음에도 댄 에반스를 내부승진 시킨 것은 아쉬운 일이다.

마이너시스템과 드래프트에 일가견이 있는 리카르디를 영입하지 않은 것은 팀으로서는 안타깝다. 리카르디는 레인저스로 자리를 옮긴 팜 디렉터 개리 퍼슨과 함께 현재의 오클랜드 어슬렉틱스를 만든 일등공신이다.

기본부터 다져야할 다저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인물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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