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안 좌석은· 여자에게만? 노인들에 먼저 양보함이 여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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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비좁은 「버스」안에서 였다. 옆자리로 죄면 한사람쯤은 더 앉을만한 약간의 빈자리가 하나 있었다. 매마침 책가방을 든 남고교생이 승차하여 그 자리에 앉으려 하자, 옆자리에 앉았던 짓궂은「젊은 친구(?)」는 두 다리를 벌리고 어깨를 펴는 등 최대한의 부피를 조작하여 그 좌석에 남학생이 앉지 못하게 버티었다. 하는 수 없이 남학생은 주춤하고 말았다. 뒤이어 한 젊은 아가씨가 승차하자 그 친구는 곧 자기의 몸을 가능한한 최소로 죄어짜 옆자리를 내보이며 그 묘령의 여자가 자기 옆자리에 앉아 주기를 권유하지 않는가.
그 젊은 여성 뒤로 고령의 노파가 승차했을 때, 이 작자 한다 는짓-. 남고교생의 그 큼직한 가방을 날쌔게 가로채서는 자기 무릎 위에 놓고 득의만면한 표정으로 이 노파를 쳐다보고 있지 않은가.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335· 대학생· 김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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