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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불짜리 월남광고 낸 한국계 특제 기인승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뉴오크·타임즈」지5월23일자신문 2「페이지」 전면을 사서 「베트남」 평화를 위한 「아이디어」라는 기상천외의 광고를 실어 화제가 된 송전수인씨(45)는 바로 승호석이라는 우리교포다. 1만1천1백84불(약3백2만원)이란 엄청난 광고비를 내버린 이 판매원출신의 자칭 「무학 무명의 이 교포」는 다시 「런던·타임즈」지에 같은 광고를 내고 1만6천불을 버릴 작정이라 한다.
평안북도에서 태어나 평양사범을 다녔다는 승씨는 19세 때 도일, 2차대전후 노점「빠찡코」 장사 등 전전하다가 「보디빌트」의 기를 팔아 한밑천을 잡았고 지금도 동경도 강호천구장도정 2047번지에서 2층집을 짓고 산다. 한때 동경 중심가에 「보디빌트·빌」라는 건물도 짓고 30명의 종업원도 거느린 성공한 교포상인이었으며 지금도 월수20만원(일화)은 족히된다나.
그러던 그가 7년 전 자비출판으로 「지혜의 바이블」이란 책을 5만 부나 찍어낸 것이 기행의 시초. 「베스트·셀러」가 될 줄 알고 종업원에게 「보너스」도 주었는데 한 권도 안팔려 「빌딩」도 팔아치웠다고 한다. 그는 죽으면 사용할 관을 미리 사놓고 그곳에서 30일 동안 단식을 계속하며 사색에 잠기는 버릇을 몸에 붙였고 3년 전 자기장례식도 미리 지낸 괴상한 사나이다. 그는 또 강태공같이 미끼 없는 낚싯대로 낚시질을 곧 잘하는 「신비스러운 동양철학자」이다. 월남평화를 위한 그의 「아이디어」는 영문 1만5천 어에 달하는데 「현재 최선의 방법은 월남을 양분하여 북쪽은 월남 정부가 통치해야하는 것」, 「미국은 월남전희생자의 유가족을 가상천국을 만들어 수용한다」는 해괴한 주장으로부터 현 일본의 교통사고를 10% 감소시키는 방법까지 자세히 언급했다.
이 광고문을 영역한 「싱크라이토」산업학사의 상무는 「천재와 광인은 종이 한 장의 차라는 생각을 하면서」이 과대망상의 장광설을 옮겼다고. 4년 전 서영자 (27)라는 여인과 결혼한 그는 슬하에 두 아들이 있다. [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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