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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이기자(7)|뚜렷한 약품 없고|알칼로이드 성분이 세포 파괴한다고도(서울대 연구)|다양한 연구 방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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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암은 일찍 발견만 하면 쉽사리 고칠 수 있으며 암에 걸리지 않도록 여러 가지로 조심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특효약이 나와 암을 간단히 고칠 수 있는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 더구나 소아마비나 홍역처럼 한번만 예방주사를 맞으면 일평생 암에 걸리지 않는 암 예방의 날은 더욱 먼 장래가 될 것이다.
◇특효약|복잡한 발암원인
암의 치료약이 나오지 않고 그 예방이 거의 불가능한 이유는 발암원인이 너무나 복잡한 때문이다. 암은 신체의 어느 곳에나 마구 침입하며 나이와 남녀를 구별하지 않는다. 만약 암이 유전하는 것이라면 우생학적 통제로써 암을 정복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암은 유전하는 것이 아니다. 「바이러스」나「박테리아」로 인한 대개의 질병은 한번 걸리거나 예방주사를 맞으면 면역성이 생기지만 암은 한번 걸린다고 면역성이 생기는 법도 없다.
지난해 서울대 생약연구소의 우인근박사는 인삼의「알칼로이드」성분이 암세포를 파괴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일이 있다. 그 후 미국「위스콘신」대학교의 학자들은 인삼을 비롯한 몇 가지 생약에서 같은 항암효과를 발견했음을 발표했었다. 또 몇 달 전에는 호랑이와 상어의 간에서 추출해낸 지방질이 같은 효과를 갖고있다고 미국에서 발표됐다. 이와 비슷한 연구는 꼬리를 물고 그 성과가 발표되고 있다.
전 세계를 통하여 가장 큰 연구과제가 돼있는 암 연구는 연구방향도 다양하여 암을 뿌리째 뽑아 버리려는 특효약의 연구에서부터 암세포의 지나친 증식만을 막아 암과의 공생을 꾀하려는 소극적 연구까지 갖가지다.
또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시행착오적인 좌충우돌도 심하여 미국에서는 전 세계의 생약을 모두 모아 한가지씩 시험해보는 연구방법까지 동원되고 있다. 아직 항암약품은 수술을 받거나 방사선치료를 받을 때 부차적으로 밖에는 쓰여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날로 활발해지고있는 연구는 멀지않아 암의 특효약이 나올 수도 있으리라는 밝은 전망을 보이고 있다.
◇발생요인제거를
예방주사를 맞듯이 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마 특효약이 우선 나온 뒤에나 생각해볼 문제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알려진 지식만으로도 암은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암에 걸리지 않는 비결은 발암요인을 피하는 것. 그러나 불행히도 발암요인은 너무나 많아 만약 그것을 모두 피하자면 얼마 못가서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을 것이다.
수를 헤아리기 어려운 정도인 발암요인을 모두 피할 수는 없지만 그중 두드러진 것만이라도 피한다면 암의 피해는 확실히 줄어들 것이다. 방사선을 취급하는 사람이나 염료를 취급하는 사람은 특히 위험하다. 직업적인 위협밖에도 우리 일상생활은 발암요인 속에서의 활보라 할 만큼 아슬아슬하다. 발암성이 높은 비 식용염료로 아름답게(?) 채색된 온갖 사탕이나 음료, 마구 뿜어 대는 자동차의 연기와 그을음등….
◇담배는 폐암원인
지나친 태양광선의 자극도 암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담배를 피우면 안 피우는 사람보다 폐암에 잘 걸린다는 것도 확실하다. 포경은 음경암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여자에게 가장 많은 자궁암을 일으키는 큰 원인이 된다. 앞서「원인」과「종류」를 다룰 때 쓴 것 같은 중요한 발암요인들은 피해야한다. 특효약의 출현이 아직 앞날의 과제로 남아있는 한 우리는 가능한대로 발암요인을 피함으로써 소극적인 암 예방에 힘을 기울이는 수밖에 없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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