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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칠 때 한몫 잡자” 환테크족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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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2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증권사 교육장. 복잡한 환율 그래프를 가리키는 강사의 손을 수강생들이 응시하고 있다. 전날 나흘 일정으로 시작된 FX마진거래 설명회에 이날도 50여 명의 수강생이 몰리면서 준비된 자리는 꽉 찼다. 한 주부는 “엔화가 계속 떨어진다기에 환투자 방법을 배우러 왔다”고 말했다.

 글로벌 통화가치가 급변하면서 외화에 투자하는 환(換)투자가 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21일까지 엔 선물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9086계약으로, 지난해 평균(3502계약)의 2.5배를 훌쩍 넘었다. 이번 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지난달 대비 85% 늘었다. 이런 거래 증가는 당분간 엔화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탓이다. 달러 대비 원화 강세 기조도 뚜렷해지면서 통화선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도 활발하다. ‘코세프 미국 달러 선물 인버스 ETF’는 평소 거래량이 3000주 안팎이었지만 21일에는 6만 주까지 올라갔다.

 개인이 통화에 투자할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은 통화선물을 거래하거나 FX마진거래를 하는 것이다. 둘 다 특정 통화의 등락을 예상해 수익을 얻는 구조는 같지만 FX마진거래는 통화선물과 달리 현물거래다. 통화선물이 개시증거금(2475 달러)이 낮고 레버리지가 40∼50배에 강해 투기성이 강한 반면 레버리지가 10배 정도인 FX마진거래는 환투자에 특화돤 시장이다.

 FX마진거래는 증권사나 선물회사 지점에서 계좌를 튼 뒤 미국 달러 등 8개 주요 통화 중 2개의 통화 조합을 골라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FX마진거래는 선물거래와 달리 만기일이 없어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 2010년 말 달러-엔과 파운드-엔에 10만 달러를 투자한 투자자 A씨는 지난해 말 해당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3만5000달러의 수익을 얻었다. 물론 손실 위험도 크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FX마진거래 투자자의 99%가 개인인데, 이 중 60% 이상이 손실을 보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직접 외화에 투자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소액투자자도 할 수 있는 원-달러 ETF도 고려해볼 만하다. 미국 달러 선물 ETF의 경우 달러가 강세일수록, 미국 달러 선물 인버스 ETF는 약세일수록 수익을 본다. 우리자산운용 이강희 ETF운용팀장은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달러 가격 등락에 따른 환차익 외에도 이자소득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녀 유학이나 해외 이민으로 향후 달러화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은 달러 약세 기회를 이용해 외화예금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환테크 방법이다. 이런 수요를 겨냥한 달러 적립식 저축보험도 나왔다. 외환은행이 팔고 있는 ‘AIA생명 (무)마이달러 저축보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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