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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운드 출범]후속협상 어떻게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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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료회의 선언문에 담긴 원칙에 따라 진행될 분야별 후속 협상은 이르면 연말부터 시작된다.

분야별 관세 인하가 핵심인데 한국으로선 공산품 수출에는 큰 보탬이 되겠지만 값이 싼 외국산 농산물이 들어오면 국내 농업이 타격을 받게 된다.

◇ 역시 농업이 문제=2003년 3월까지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실질적으로' 낮추고 보조금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회원국은 2003년으로 예정된 제5차 각료회의 이전까지 개방 계획을 담은 양허안을 제출해야 한다. 이를 놓고 뉴라운드 협상 시한인 2005년 1월 1일 이전까지 회원국간 개별협상을 통해 확정짓게 된다.

장원석 단국대 교수는 "농산물에 대한 평균 관세율이 62%인 우리나라는 최소한 30~40%대로 낮춰야 할 것으로 보여 국내 농업에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농산물 시장 개방에 대한 후속 협상에서 식량안보와 농촌개발 등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을 내세워 개방 폭을 줄이려는 농산물 수입국과 개방폭을 늘리려는 농산물 수출국간에 논란이 예상된다.

2004년까지 유예한 국내 쌀시장 추가 개방 문제는 뉴라운드 선언문에 언급되지 않아 일단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04년 말까지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관세를 매기면서 시장을 대폭 열어야 하는 관세화 조치를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로선 관세화가 되더라도 3백% 이상의 높은 관세를 매겨 쌀 수입을 억제할 생각이지만 뉴라운드 원칙에 따라 높은 관세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서비스도 외국과 경쟁해야=서비스 분야의 시장개방 계획도 농업과 마찬가지로 2003년 3월까지 마련해야 한다. 법률.교육.의료 등 전형적인 내수형 서비스산업에도 개방의 파고가 닥치는 것이다.

후속 협상은 관심 국가끼리 개방 업종과 관심 분야를 주고받으며 최종안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한국 진출을 노리는 선진국과의 개별 협상이 중요하다.

외국인들이 국내 통신업체에 대한 지분을 늘리려 들 것이며 ▶외국계 금융기관의 국내 지점 설치▶외국인 변호사의 국내 영업▶국내 에너지 시장의 개방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산 영화를 한해에 적어도 1백46일 상영하도록 규정한 스크린 쿼터제도 축소되거나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이미 지난 4월 해운.건설.유통.금융.통신 분야에 대한 시장개방 제안서를 냈다.

제안서에 따르면 해운의 경우 외국 해운사에 대한 차별이나 지사 설립 제한을 완화하도록 돼 있다. 건설분야는 현지법인을 설립할 때 외국인 지분을 제한하지 않으며 외국 기업이 입찰에 참여할 때 차별대우하지 않도록 돼 있다. 금융분야는 지분 참여와 영업형태에 대한 제한을 줄이도록 돼 있다.

◇ 반덤핑.수산업 보조금 협상도 시작=반덤핑.수산업 보조금 등 기존 협정에 대한 개정 협상도 시작된다. 어업용 면세유와 영어(營漁)자금 등 연간 3천억원 규모인 국내 수산보조금에 대한 감축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철근 기자 jcom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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