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자유총연맹(회장 박창달)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최근 납품업체인 H사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20일 “H사가 자유총연맹 고위 간부와 연루된 혐의가 있어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자료를 확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H사는 자유총연맹에 현수막·홍보물 등을 납품하는 업체로 연맹과 연간 수억원대의 계약을 맺고 있다. 자유총연맹은 전국 회원 150만 명을 거느린 국내 최대 관변단체다. 매년 국고 10억여원을 지원받는다.
경찰과 자유총연맹 전·현직 관계자들에 따르면 2009년 당시 연맹 고위 간부였던 A씨는 H사와 거래를 시작했다. H사는 납품 계약을 위해 리베이트를 제공하거나 A씨의 사적 모임에 비용을 댄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H사의 연간 납품액 중 20~30%를 자유총연맹 관계자에게 리베이트로 제공한 혐의를 잡고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수사 과정에서 H사가 납품과 관계없는 3000만원을 자유총연맹 계좌로 입금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H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일하고 받은 돈이 수억원에 불과한데 리베이트가 말이 되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3000만원은 2011년 12월 후원금 형식으로 연맹 직원 계좌로 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유총연맹 관계자도 “모든 거래를 법인 계좌로 하므로 비자금 조성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H사가 연맹에 건넸다는 3000만원도 기부금이나 찬조금 명목으로 준 돈이지 리베이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H사는 인터넷 검색으로 찾았고, 그동안 일처리가 깔끔해 관계를 유지해 왔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또 2010년 6월 열린 아시아·태평양 자유연맹 총회 과정에서 10억여원의 비자금이 조성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자유총연맹은 인천시·행정안전부 등으로부터 9억여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아 이 중 일부를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정부보조금 외에 전국경제인연합회·마사회 등의 지원금 8억여원을 법인계좌가 아닌 개인계좌로 송금받은 의혹도 있다. 자유총연맹 측은 “음해 세력이 국고보조금 부분을 부풀려 제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경찰 수사가 편파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국고지원뿐 아니라 모든 지원금을 법인 계좌로 받았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