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 기업 유치 청신호…추가 재원 200억원 확보 자금난도 숨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6면

분양 실적이 저조했던 천안 제5산업단지가 새해 들어 분양 문의가 잇따르는 등 기업유치에 청신호가 켜졌다. 분양 저조로 어려움을 겪어 왔던 자금 사정도 추가 재원이 투입되면서 숨통이 트이는 등 기반시설 공사가 완공되는 하반기부터 산업단지로서의 면모를 갖춰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천안시는 지난 2006년부터 동남구 성남면과 수신면 일원 151만 1000여 ㎡ 면적에 2847억원(국비 492억원, 시비 2355억원)을 투입하는 제5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해 왔다. 시는 이를 위해 신소재와 첨단부품, 조립금속 산업 위주로 기업유치 계획을 세워 2007년 충남도로부터 산단업단지 지정 및 개발계획 승인을 받은 뒤 기반시설 공사와 함께 분양에 나섰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와 수도권규제 완화, 세계 금융위기 등으로 분양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결국 지난해 하반기 자금난으로 산업단지 기반시설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시는 분양률 저조에 따른 자금난 해소를 위해 충남도로부터 200억원(지역개발기금 이자율 3.5%)을 추가로 융자 받았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충남도에 210억원을 상환했지만 다시 200억원을 융자 받으면서 상환해야 할 전체 지방채는 제자리(1787억원)로 돌아왔다.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셈이 됐다. 충남도로부터 받은 지역개발기금은 공기업특별회계로 운영되고 있으며 지역개발 채권 매출수입은 도 및 시·군의 지역개발사업을 위한 융자재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일반회계 세입과는 무관한 예산이다. 사업 추진을 위해 발행한 지방채 상환에 소요되는 이자만 수십 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건전재정운용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원인은 기대를 빗나간 분양률이 때문이다. 시는 당초 5산단 조성을 통해 2419억원의 분양 수입을 기대했지만 분양률이 26%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최근 들어 폐기물매립장 조성을 위해 용지를 분양 받았던 건설회사를 포함해 모두 2개 기업이 중도금을 내기 못해 계약이 취소되면서 분양률이 21.5%로 떨어졌다. 기반시설공사도 늦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반시설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올해 3월로 연기 된데 이어 다시 6월 이후로 미뤄졌다. 보상에 들어간 이주자 택지 건물철거와 부지조성에 추가로 돼지농가가 산업단지 용지에 편입되면서 시설 이전에 따른 공사진행률은 현재 88%에 머무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말 산업용지 일부가 지식경제부로부터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 받으면서 회생의 길이 열렸다. 외국인투자지역 면적은 33만6208㎡. 산업단지 전체 152만3700여 ㎡(추가 1만 2000여 ㎡ 포함) 가운데 공공·지원시설과 주차장·공원 등을 제외한 전체 산업시설용지(87만 3600㎡)의 38.5%에 해당한다. 토지매입비(834억원)는 국비 70%, 지방비 30%(충남도와 천안시 각각 50% 부담)로 충당할 수 있게 됐다. 천안시는 지방비 30% 가운데 15%인 125억원을 부담해야 하는데 이미 충남도로부터 발행한 지방채 200억원에 외국인투자지역 토지매매 대금 121억원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자금난에 대한 걱정을 한시름 덜게 됐다. 공사완공까지 150억~160억원에 이르는 자금 투입도 가능해 졌다.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은 산업용지 분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천안시 기업지원과에는 하루 예닐곱 통의 분양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그동안 문의가 전무했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외국인투자지역의 경우 입주 외국기업에는 5년간 법인세 감면 혜택과 분양가의 1%에 최대 50년까지 임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까지 일본기업 3곳과 국내 기업 3곳이 분양계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 유치로 예상되는 분양 면적은 13만8000~13만9000여 ㎡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기업의 분양계약이 성사될 경우 분양률은 4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현재 5개국 16개 기업이 투자계획을 밝혀옴에 따라 이들 기업이 들어올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1700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협력업체도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분양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한 층 높이고 있다.

 천안시 기업지원과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지 않으면서 분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계기로 외국기업은 물론 국내기업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국가가 관리하는 외국인투자지역이라는 이미지가 부각되고 외국기업 협력업체들의 입주 기대도 높은 만큼 하반기 공사가 마무리 되면 분양률은 더욱 올라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태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