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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안전지대 아니다 … 대구, 제설대책 다시 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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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15일 오후 3시 대구시 수성구 연호동 달구벌대로. 왕복 10차로 도로에 차들이 뒤엉켜 있다. 차량 사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사이렌을 울리며 119구조대 구급차가 도착했다. 눈길에 미끄러져 차량 7대가 추돌하면서 1명이 크게 다치고 7명이 부상한 사고현장이다. 구급차가 부상자를 구조하는 사이에 헬기가 도착해 중상자를 이송했다. 이어 견인차량이 사고차량을 옮겼고, 제설차량이 쌓인 눈을 치웠다.

대구시·소방본부 등 8개 기관이 참가하는 폭설 대비 훈련이 15일 대구시 연호동 달구벌대로에서 열렸다. 출동한 119구조대원이 사고 차량에 갇힌 부상자를 구조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폭설 때 간선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를 가정한 훈련이다. 훈련에는 대구시·경찰·소방·군·도로공사 등 8개 기관단체 관계자 160여 명이 참여했다. 헬기와 구급차·제설차량 등 60여 대도 동원됐다. 대구시 이경배 재난관리과장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대구가 더는 눈의 안전지대가 아니다”며 “폭설이 겨울철 시민의 가장 큰 불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대구시가 ‘눈과의 전쟁’에 나섰다. 수도권·강원·호남 지역과 달리 눈이 자주 오지 않는 지역이지만 최근 들어 양상이 달라지고 있어서다. 매년 평균 2∼3차례 내리던 눈이 2010년부터 최고 10회에 이르는 등 횟수와 적설량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제설경험이 적고 장비도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제설작업 매뉴얼을 새로 짜고 있다. 앞서 시 공무원들은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인 강원도 강릉시와 경기도 파주시를 방문해 제설 노하우를 배웠다. 눈이 내리기 시작할 때 염화칼슘을 뿌리던 것에서 염화칼슘용액에 소금을 섞어 뿌리는 습염식 살포방식으로 바꾼다. 눈을 바로 녹이면서 결빙도 방지해 제설작업이 용이하다는 점 때문이다.

 장비도 대폭 보강한다. 염화칼슘 살포기 18대, 트럭에 부착하는 배토판(흙을 밀어내거나 땅을 고르는 철판) 32대를 구입해 구·군청과 소방서에서 사용토록 할 계획이다. 설해 대책기간(12월부터 이듬해 3월 15일까지)엔 대형 트럭(15t짜리) 10대를 임차해 제설용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대형 트럭에 장착하는 대형 살포기와 배토판을 늘려 넓은 도로의 제설작업이 제때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266대인 제설장비가 326대로 늘어난다. 시는 또 염화칼슘과 액상염화칼슘·소금·모래 등 제설 자재도 추가로 구입해 폭설에 대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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