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달리기] 3. 부상은 NO!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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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달리기는 가장 좋은 보약입니다. 돈이 들지 않는 최고의 질병 치료법이라고도 합니다. 반면 부상에도 늘 노출돼 있습니다. 그래서 음주 후나 수면 부족, 피로 등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땐 무리해서 달리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이번 회에는 스포츠의학 전문의인 진영수(사진)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센터 소장의 부상 예방법을 듣습니다.

달리기에서 오는 부상은 종종 컨디션이 너무 좋을 때 당하는 경우가 많다. 무리할 정도로 빨리 달리거나, 평소보다 너무 많이 달렸기 때문이다.

▶ 유인촌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매주 수요일 서울 남산 산책로에서 "문화 가꿈 달리기"를 한다. 9월 복원될 청계천 문화환경조성 사업비 모금을 위해서다. 그는 "부상 방지를 위해 달리기 전 10여 분간 맨손체조와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다"고 말한다. 최승식 기자

부상의 대부분은 무릎.정강이.발목.발바닥.엉덩이.허리 등의 하지 부위에 오게 된다. 원인으로는 지나치게 먼 거리를 뛴 경우가 가장 많고 딱딱하거나 고저가 있는 노면, 과도한 스피드, 준비운동(스트레칭) 부족, 맞지 않는 신발 등을 들 수 있다. 무엇보다 자기 체력에 맞지 않는 훈련 스케줄을 강행하거나,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할 때 부상의 위험은 더 커지게 된다.

달리기 부상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선 몇 가지 유의해야 할 기본 지침이 있다. 첫째, 충분한 준비운동을 해야 한다. 스트레칭 위주로 하는 준비운동은 관절의 윤활유 역할을 하고 근육이나 심장의 혈액순환을 좋게 함으로써 유연성을 높이고 부상의 위험을 줄여준다. 특히 다쳤던 부위나 상태가 좋지 않은 관절 주위를 위주로 스트레칭한다. 한 부위당 10~30초 정도 느긋하게 3회 이상 늘려 준다.

둘째, 달리는 속도나 거리를 무리하게 늘리지 않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상은 과사용 증후군에서 온다. 근육이나 관절이 견딜 수 있는 부하를 넘기게 되면 미세한 상처로 시작돼 점차 악화된다. 아픈 걸 참아서 이겨냈다는 선배의 말에 속아 영원히 마라톤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본인에게 맞는 훈련량과 방법이 정해져 있어야 하며 절대로 남의 훈련량을 곁눈질하지 말아야 한다. 즉 자기 식대로 서서히 시간과 거리를 늘려 가는 게 필요하다. 능력을 넘는 오버 페이스는 심하면 사망으로까지 이어지는 최대의 적이다.

셋째, 운동 중에 어지럽거나 두통, 가슴의 통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올 때는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특히 심장의 문제가 있을 경우 마라톤은 굉장히 위험하다. 심지어 마라톤을 완주한 경험이 많은 선수들조차 자신의 관상동맥질환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넷째는 도로에서 달리기를 할 때 차량사고에 주의하라는 것이다. 눈에 잘 띄는 색깔의 복장이 필요하고 특히 교차로에서 주의한다. 자전거와의 충돌, 또는 맨홀에 주의하고 바닥의 경사 또한 잘 살피도록 한다.

달리기 부상을 보면 대부분 하지에 국부적으로 만성적 통증이 있다. 이때 그 부위에 국한해 치료하는 것보다 몸 전체의 정렬을 살피는 게 필요하다. 가령 발목의 지나친 내전으로 인하여 그 영향이 발뒤꿈치.무릎.골반.허리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그러므로 만성적으로 부상을 갖고 있는 사람은 몸의 전체적 정렬을 검사하고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인에게 맞는 신발을 갖추는 것도 부상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모든 운동은 부상의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평상시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즉 훈련 전후에 스트레칭.마시지 등을 적절히 하고, 운동 후에는 관절 주변의 근육이 굳어져 있는지 등을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신발이 오래돼 신발창의 탄력이 줄거나 한쪽이 마모되지는 않았는지도 확인해 보자.

진영수 서울아산병원 스포츠의학센터소장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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