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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차…노무현 당선자는 벤츠·부시 대통령은 GM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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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장면1-노무현 당선자는 당선 직후인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청와대 경호실에서 제공한 벤츠 S600 방탄차를 이용하고 있다.

#장면2-영국의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은 지난 10일 BMW가 제작한 39만8천달러(약 4억7천만원)짜리 방탄차를 구입했다.

주요 인사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방탄차는 총알을 난사해도 차체와 유리창이 뚫리지 않는다. 또 타이어가 터져도 바퀴로만 달릴 수 있는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장갑차다.

주 고객은 대통령이나 총리와 같은 국가 원수나 테러와 납치가 빈번한 국가의 정치인이다. 요즘은 스타 연예인들도 단골 손님이다. 방탄차는 주문 생산방식이기 때문에 현찰거래가 원칙이다. 또한 정확한 차량 제원과 고객 명단은 비밀로 덮어두는 것이 관행이다.

◇어떻게 만들어졌나=방탄차는 총알을 튕겨 내는 두꺼운 방탄 유리와 차체, 지뢰나 수류탄 등이 차량 밑에서 터져도 끄떡없는 견고한 하체, 화염방사기나 화염병에도 전소되지 않는 방화 처리 등을 기본으로 한다. 이 때문에 방탄차의 무게는 3t에 이른다.

타이어가 모두 펑크나도 시속 80㎞로 1백㎞ 이상을 달려야 하고, 유독가스에 대비해 공기 흡입구에 산소 공급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위급상황에서 유리창을 제거하고 탈출하도록 유리자동폭파장치를 설치하기도 한다.

유럽 안전 등급 규정에 따르면 총알 등 경탄(輕彈)을 막는다면 B4, 포탄.지뢰 등 중탄(重彈)을 방어한다면 B7의 등급을 받는다. 물론 국가 원수들이 타는 방탄차는 B7 등급이어야 한다. GM 캐딜락.포드 링컨.메르세데스 벤츠.BMW 등은 별도의 생산 라인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어떤 차를=미국에선 새 대통령이 취임할 때마다 무슨 차를 타는지 화제에 오른다.GM 캐딜락과 포드 링컨 간의 팽팽한 자존심 대결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GM 캐딜락 드빌과 플리트우드를 애용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외국 방문 때 전용방탄차를 직접 공수하는데 안전 문제뿐 아니라 차량에 장착된 각종 첨단 통신시설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질, 독일은 벤츠 S600이나 BMW 7시리즈, 일본은 닛산 로열 프레지덴트 등 자국산 방탄차를 의전차로 쓰고 있다.

우리나라는 캐딜락.링컨.벤츠 등 15대 정도의 방탄차가 청와대 경호실에서 운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들은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방탄차 제작을 고려했지만 기술적 측면에서 당장 대통령 전용차(B7 등급)로 납품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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