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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그리던 아버지 품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공산치하를 벗어나 자유대한에 사는 아버지가 그리워 사선을 뚫고 넘어온 북괴군 하사 이재등(22)군이 29일 상오10시 꿈에도 그리던 아버지 이송목(59·서울 남창동 105)씨와 극적으로 만났다.
이군이 여섯 살 때 이별을 한 후 16년만에 서울 청량리경찰서장실에서 다시 만난 이들 부자는 서로를 꼭 껴안고 말을 하지 못하고 어깨를 들먹여 마중 나온 가까운 친척들까지 울음을 터뜨려 보는 이의 눈시울을 적셨다.
아버지 이씨는 1·4후퇴 때 형제들과 함께 월남, 10년 전에 이순자씨와 재혼해서 지금은 슬하에 아들 순동(9·남대문 초등학교2년)군이 있다.
구멍가게를 벌여 어렵잖은 살림을 이어온 이씨는『잃었던 아들을 다시 찾았으니 공부를 더시켜 이 나라에 쓸모 있는 인재를 만들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이군은 고향(평남 강동군 월탁면 고비리)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북괴군에 입대, 지난해 10월1일 중부 휴전선에서 보초근무 중 탈출해왔다. 고향에는 어머니 김복녀(56)씨가 홀로 남아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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