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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헐값 봉사 더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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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2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연봉 협상이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김병현의 에이전트 제프 무라드와 다이아몬드백스의 조 가라지올라 단장은 현재 버지니아에서 열리고 있는 메이저리그 단장 회의에서 이 문제를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지난해 팀 최다 세이브(36세이브)를 기록했던 김병현의 요구는 '실력에 걸맞은 정당한 대우'다. 지난 4년간 메이저리거 최소 연봉(20만달러)에 묶여 있었던 김병현은 3백만달러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구단 측은 줄곧 2백만달러선을 고집해 협상은 지난해부터 평행선을 그어왔다. 현재로서는 김병현이 다소 유리한 입장이다.

메이저리거로 네 시즌을 끝낸 김병현은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갖고 있다. 연봉 협상이 결렬될 경우 선수 측은 연봉조정위원회에 중재를 요청할 수 있다.

올해 조정신청 마감시한은 16일(한국시간)이다. 현지 분위기로는 김병현이 조정신청서를 낼 것으로 보인다. 조정신청은 일종의 상대 압박용 카드다. 조정위는 다음달 2~22일 연봉조정 청문회를 통해 선수나 구단,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게 돼 있다. 그동안 형편없이 적은 금액을 받아온 김병현으로서는 만약 지더라도 크게 밑질 것이 없는 셈이다.

조정신청을 한다 하더라도 양측은 청문회 이전까지는 막후 절충이 가능해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을 수도 있다. 지난 11일 김병현이 미국으로 급히 떠난 것은 에이전트로부터 계약이 임박했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최근 냉랭해진 스토브리그 분위기가 걸림돌이다. 김병현과 같이 빅리그 4년을 끝내고 조정신청 자격을 얻은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투수 아르마스 주니어는 최근 2백10만달러에 재계약을 했다. 비슷한 경력의 선수들이 2백만달러 수준에서 도장을 찍으면 김병현의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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