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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장병·기자 좌담회 격전과 선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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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본사는 출장임무를 띠고 최근 귀국한 해병 청룡부대 박영욱 한국도 두 대위와 종군함LSM611을 이끌고 8개월간 파월되었다가 돌아온 오경환 중령, 그리고 중앙일보종군기자로 월남에 특파되어 활약한 최·현 두 기자를 한자리에 모아 월남현지소식을 전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최=우선 해군의 오 중령께서 우리해군의 임무에 대해서 한마디-.
▲오=8개월간 우리가 담당한 임무는 「사이공」에서 「나트랑」 「캄란」 「퀴논」 「판디에트」 등의 항구에 군수물자를 수송하고 해안을 「패트롤」하는 것입니다.
▲최=덥기는 물론이겠지만 그 외의 고충이라는 것은 무엇이었읍니까?
▲오=풍랑과 나쁜 부두시설에 배를 대는 위험, 하역하는 인부들이나 짐이 완전히 안전하다고 믿을 수 없어 항상 신경을 쓰는 것 등이 큰 애로였죠. 우리 한국해군은 미국이나 월남해군에 비해 월등한 실력을 가졌다고 과시한 일이 있었습니다. 「판디에트」는 암초가 많아 월남해군도 배를 갖고 들어가 본 경험이 없는데 우리가 처음으로 들어갔었죠.
▲최=어떻게?
▲오=UDT요원이 먼저 바다 밑을 탐색한 후 배를 움직였죠. 물론 「비칭」은 할 수가 없어 적재했던 휘발유통을 바다에 띄워 수영하면서 해안까지 화물을 무사히 운반했읍니다. 밤에는 바닷물이 빠져 배를 못 뺐기 때문에 「월남」군 1개중대가 경비를 담당해 주었는데「베트콩」이 습격을 해와 밤새껏 교전하는 것을 봤습니다.
▲최=해군과 「월남」아가씨와의 「로맨스」같은 것은 없었읍니까? (웃음)
▲오=저는 없었읍니다만 「사이공」에서는 우리승무원들한테 월남아가씨들이 많이 찾아오더군요.
▲최=그러면 「투이·호아」에서 용맹을 떨친 청룡부대의 박 대위께서 그곳 장병들의 근황을….
▲박=전투를 오랫동안 계속했어도 사기는 왕성합니다. 제가 지난 8일 귀국할 때도 구릿빛으로 탄 건강한 모습을 국민에게 전해달라고 장병들로부터 부탁을 받았옵니다.
▲현=지금은 우기가 다가와 더욱 더워졌죠?.
▲한=예. 섭씨 37도에서 40도까지 됩니다. 그러나 해안가이기 때문에 그늘에서 쉬면 그렇게 고통스럽지는 않습니다.
▲현=월남에서 한국인이 기후에 제일 고통을 받는 시기는 2개월 내지 3개월이라고 하더군요. 이 기간만 지나면 어느 정도 괜찮다는데….
▲박=예, 이제는 견딜만 합니다.
▲최=전투부대 지휘관으로서 첫 전사자가 나왔을 때의 감상은 어땠읍니까?
▲한=「투이·호아」에서 정월 초하루 전투를 시작했는데 닷새만에 이기학 병장이 적 동굴로부터 저격을 받고 전사했습니다. 정말 미칠 것 같더군요. 전우가 죽자 중대전원이 적개심에 불타 26시간 격전 끝에 시체를 찾아냈는데 우리가 싸운 B지역은「베트콩」의 탄약고와 영웅중대라 칭하는 정규군의 본부 보급창고 등이 있는 곳이었읍니다.
▲현=그때 제가 10중대를 따라갔었는데 3개소대가 삼면으로 동굴을 공격하여 치열한 접전 끝에 동굴을 점령했죠.
▲한=1월7일에 적의 동굴을 또 발견, 공격하는데 장석기 병장과 정선길 하사가 적탄을 맞고 또 쓰려졌어요. 결국 동굴에 접근하여 안에 있는 「베트콩」을 나오라 해도 안나오기에 최루탄을 쏘아 넣어 기어 나오는 「베트콩」를 잡았죠. 이날전투에서 우리는 2명 전사하고 2명이 부상했으나 적60명을 사살하고 총기를 12점 노획하여 어느 정도 분풀이를 했죠.
▲최=전선에서 편지를 받을 때의 기분은 어떻습니까?·
▲한=말할 수 없이 기쁘죠. 못 받는 장병은 시무룩하고-.
▲최=모기와 갈증이 제일 무서운 적이라고 하던데요.
▲현=갈증이 심하죠. 「베트콩」도 높은 산꼭대기에는 있지를 않아요. 낮은 지대에 숨어있지-. 산록 같은데 말예요.
▲박=생각했던 것보다는 독충이 많지를 않아요. 깊은 「정글」속은 몰라도.
▲한=무기는 정말 질색이죠.
▲최=이 자리에 맹호부대용사가 없어 유감입니다. 그 대신 현 기자가 보신 맹호부대의 모습을-.
▲현=예. 완전히 장악하고 제3단계 작전, 즉 전술책임구역 밖에서의 작전을 할 시기에 이 르렀으니까요.
▲최=맹호가 재구촌을 건설해야 할만큼 피난민이 자진해서 몰려든 다든지 「꾸몽」고개라는 「베트콩」지역과의 물물교역장에서 귀순해오는 사람이 많다든지 하는 예가 그것을 입증하는 것이겠죠.
▲박=우리 「루이·호아」지구에서도 이제는 「베트콩」이 무기까지 들고 귀순해옵니다. 요전에는 형제가 모두 총을 들고 귀순해 오기도 했죠.
▲최=무기가 낡은 것이라는데-.
▲한=월남전에서는 유효사거리가 짧고 연발 잘 되는 소총이 극히 필요합니다. 빨리 무기가 개선되어야합니다.
▲현=지금 월남정국이 대단히 소연한데 한국군의 위치는 어떻습니까?
▲박=제 생각으로는 한국군의 입장이 난처해지리라고 생각지를 않습니다. 월남정국은 자기들끼리의 다툼이 격화 된 것뿐이니까요. 우리야 자유우방을 도우러간 입장 아닙니까? 「베트콩」을 잡으러 간 것이지만 뜻은 없으니까요.
▲최=끝으로 하실 말씀은
▲박·한=국민의 뜨거운 성원에 대해서 월남의 한국군은 항상 감사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참석자>
오경환 해군중령(현 해군인사참모부·전 백구부대 LSM611함장)
박영욱 해병대위(청룡부대정훈참모)
한국도 해병대위(청룡부대 제3대대10중대장)
본사측=최규장(파월종군기자)
현영진(파월종군기자)
때=4월11일 하오 3시
곳=본사회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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