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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군 엄마 품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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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속보=달리는 차에 치일 뻔한 어린이를 홧김에 싣고 가다 파출소에 인계했다는 공군「지프」의 운전병과 그런 사실이 없다는 경찰의 엇갈린 주장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용호(5)군이 돌아온 13일 하오 공군당국의 현장검증 결과 경찰의 보호 소홀에 기인된 것이라고 확정지었는데도 불구하고 경찰 측은 계속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이날 상오 11시 「실종경위」를 밝혀 그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겠다고 현장검증에 나선 공군본부조사반은 지난 9일 용호군을 태우고 갔던 공군본부 13-1정훈감 전용「지프」운전병 원부희 상병과 용호군 및 그의 어머니 김영희(33) 여인을 데리고 원 상병의 주장에 따라 현장을 답사 경찰이 분명히 용호군을 인계 받은 것으로 확정지었다.
공군 측은 그 이유는 ①지난 9일 하오 2시15분쯤 서대문경찰서 대현파출소 앞에 공군「지프」가 서 있는 것을 파출소 앞 도로확장공사장에 동원된 「트럭」차주 윤모씨가 목격했다. ②또 공군정훈감실 근무 이창환 중위가 대현파출소 앞에서 「지프」가 서 있는 것을 보고 그 차를 타고 자기 집까지 갔다. ③운전병 원부희 상병이 그날 당직순경인 홍준경 순경이 회색양복 차림으로 앉아있었고 얼굴이 분명하다. ④용호군이 그의 어머니 김 여인에게 파출소에 있었다는 말을 했다는 등 여려 점을 들어 인계 받은 경찰의 보호 소홀로 실종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①9일 당직인 홍 순경과 송찬규 순경이 정복차림으로 근무했다. ②그날 원 상병이 길을 물었다는 지점에 근무하는 마포경찰서 교통반 박 순경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③용호군의 배회지점이 파출소에서 불과 15「미터」밖에 떨어지지 않는데 용호군을 데리고 간 공재영(32·회사원)씨가 밤 10시에 발견했다는 것은 공군 측의 주장대로 파출소에 맡긴 시간인 하오 4시20분과는 너무 시차가 많다는 것으로 보아 그런 사실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공군 측은 경찰당국이 일반시민들이 납득할 정도로 공군에 잘못이 없다는 것을 명백히 밝혀줄 것을 요구하고있으나 서울시경 경무과장은 경찰자체조사에 착수하여 아직 뚜렷한 결론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확답할 수 없으나 조사결과 경찰 측의 「미스」가 발견되면 관계경찰관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한편 그 동안 용호군을 데리고 있었던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20 공재영씨의 말을 빌면 9일 밤 10시쯤 대현파출소에서 15「미터」쯤 떨어진 시장입구에서 울고 서 있는 것을 발견, 집으로 데려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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