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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에 든 수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최근 몇 년 동안 이웃나라 일본서는 쌀에 든 수은이 인체에 어느 정도 유해한가에 대한 논쟁이 학계에서 크게 벌어져왔다. 그러다가 요즈음 드디어 일본국회에까지 문제가 옮겨져 일본도 다른 선진국 모양으로 허용량을 결정, 원인인 농약사용을 규제할 방침을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수은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특히 일본 태본현수오시와 신석현 아하야천류역에서 수은에 의해 발생한 수오병은 무서운 질병이라는 점에서 일반사회에 큰「쇼크」를 준 일이 있다. 그러면 그 무서운 수은이 왜 쌀에 들어가 있을까. 다름아니라 도열병방제에 쓰는 초산「페닐」수은이 벼 잎에서 흡수되어 이삭으로 들어가 쌀에 남아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쌀에 남은 수은을 먹은 것이 어느 정도의 양이나 되는가는 모발을 조사해보면 쉽게 검출해 낼 수 있다.
일본의 어떤 학자가 검사해 본바 일본인 모발에는 전국 평균으로 6.02PPM(1PPM은 백만 분의 1)이 함유되어 있었다. 이것은 외국인에 비해 3배라는 것. 한편 쌀 자체를 분석해본 결과 백미에는 0.07PPM, 현미에는 1.14PPM의 수은이 함유되어 있었다. 그런데 미국, 소련서는 식품에서 수은이 전혀 검출되지 않아야 된다는 엄격한 제한을 가하고있다. 그러나 나라에 따라 허용량은 다소 달라서「뉴질랜드」는 0.05PPM, 「오스트레일리아」는 0.15PPM으로 정하고 있다. 이 허용량에 따른다면 일본의 쌀은「오스트레일리아」이외의 나라에선 위법식품이 되는 셈.
이와 같이 쌀에든 수은이 인체에 대해 유해하다고 무척 신경질적인 사람들에 대해 별로 걱정이 없다고 반론하는 측도 있어 아직도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반론의 근거로선 무서운 수오병 환자의 모발에선 500에 760PPM의 수은이 함유되어있는데 일본인 평균은 그 백 분의 1이므로 염려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문제가 국회로 옮겨진 것은 ①수오병 환자의 1백 분의 1에 지나지 않지만 장기간 계속되면 어떤 장해가 생길 수 있고 ②일본서는 매년 4백「톤」의 수은이 전답에 뿌려지고있는데 그것이 흙에 축적되어 장래 다른 농작물까지 유독케 만들어 1억 총 인구가 수은중독이 되며 ③체내의 미량의 수은이라도 태아에게 강하게 작용하여 정신박약아나 기형아를 낳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재『안전하다는 증거가 없는 이상 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후생성의 태도고『위험하다는 증거가 없는 이상 사용금지는 지나치다』는 것이 농림성 관계자의 주장이다.
도열병 방제책으론 항생물질계·유기린제계에 저독성의 것이 있으나 금년부터 초산「페닐」수은사용을 금지하면 벼를 감수시킨다고 농림성은 그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리고 독성은 ①「알킬」수산 ⓩ「페닐」수은 ③무기수은의 순으로 강한데 수오병은「알킬」수은이 일으키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선 어떤가. 우리나라에선 지난해 22만1천5백「킬로그램」의 초산「페닐」수은을 사용했다. 고대농대 김명오 교수에 의하면 적게 쓴 편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농학계에선 쌀에든 수은이 어느 정도 인체에 유해하냐에 대한 논쟁은 아직 벌어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조만간 우리나라에서도 이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할 것으로 보인다.<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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