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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성남, 우승하기까지

중앙일보

입력

프로축구 2001 POSCO K-리그에서 우승한 성남 일화는 '연고지파동'으로 리그 참가가 불확실했을 정도로 초반 어려움이 컸다.

지난해부터 새 연고지로 삼고 있는 성남시가 종교적인 이유를 내세우며 연고지 이전을 요구해 선수단은 둥지에서 쫓겨 날 위기에 놓였었다.

이에 대해 구단은 강하게 반발하면서 성남시와 대립했고 이는 시즌 첫 대회인 아디다스컵대회가 열리고 있는 중에도 계속됐다.

한동안 성남에서 경기가 열리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문화관광부까지 발벗고 나서 다행히 리그에 정상적으로 참여했고 홈경기도 가졌으나 기독교인들의 반대시위는 경기가 열리고 있는 '바로 그 시간'에도 계속됐다.

이런 와중에도 성남은 10개구단중 가장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며 수원 삼성, 안양 LG 등과 함께 '빅 3'로 자리를 굳혀갔다.

아디다스컵대회에서 A조 2위로 4강에 올라 부산에 승부차기로 패했으나 전문가들로부터 공수에서 가장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정규리그에서는 안양, 수원 등과 업치락뒤치락하면서 선두경쟁을 벌이다 막판에 뒷심을 발휘하고 정상에 등극, 만년 2위라는 꼬리표를 마침내 털어냈다.

성남의 전력상승에는 과감한 투자로 선수들을 대폭 스카우트한 게 주효했다.

지난해 말 국내 최고용병으로 평가받는 샤샤와 계약금 130만달러, 연봉 30만달러에 3년계약했고 몰도바 국가대표출신인 알렉스, 이반도 각각 이적료 75만달러, 30만달러를 지불하고 영입했다.

또 순위경쟁이 한창이던 7월에는 브라질출신 이리네와 5개월 임대계약을 했고 부산에서 방출된 뚜레도 받아들여 풍부한 백업요원을 확보했다.

이로 인해 '성남 2군이 다른 팀의 1군보다 낫다'는 말까지 심심찮게 나왔다.

환갑을 넘긴 차경복감독의 `아버지같은' 선수단 운영도 효과만점이었다.

기량은 좋지만 생활태도가 엉망이었던 샤샤에게 때로는 당근을 주고, 때로는 채찍을 가하면서 `모범생'에 가까운 생활로 이끈 게 단적인 예. 또 대학시절 스트라이커였던 김용희를 수비수로 보직변경해 활용도를 극대화시키는 등 적재적소에 선수들을 기용한 용병술도 돋보였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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