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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자형 다리, 퇴행성 관절염 악화시키는 도화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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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정동병원 김창우 원장(왼쪽)이 O자형 다리 환자에게 교정 절골술 치료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정동병원]

‘다리가 곧고 예쁜 사람이 무릎도 건강하다?’ 맞는 얘기다. 백화점 식품코너에 근무하는 한은영(가명·57·서울 송파구)씨. 언제부터인지 양쪽 무릎이 벌어져 옷맵시가 나지 않았다. 문제는 모양보다 통증이었다. 조금만 서서 일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시큰거렸다. 통증 때문에 주말 등산을 포기할 정도가 되자 그녀는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퇴행성관절염이었다. 정동병원 김창우 원장은 “퇴행성관절염을 초기에 치료받지 않으면 무릎관절 한쪽만 닳아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정도로 악화한다”고 말했다.

좌식문화로 O자형 다리 많아

우리나라 여성은 O자형 다리가 많다. 앉아서 생활하는 좌식문화 때문이다. 나쁜 생활습관이 후천적 O자형 다리를 만드는 것이다.

 양반다리를 하면 무릎관절이 심하게 접혀 주변 인대가 늘어난다. 걸을 때는 무릎연골 안쪽에 체중이 몰려 해당 부위가 집중적으로 닳는다. 특히 쪼그려 앉을 때는 무릎에 최대 7~10배의 하중이 걸린다.

 O자형 다리는 임신·출산과도 관련이 깊다. 체중이 10㎏ 이상 증가한 만큼 무릎이 감당해야 할 부담도 커진다. 게다가 출산 후에는 벌어진 골반 주변의 인대와 근육이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지 못해 변형이 생긴다. 결국 골반과 연결된 다리가 벌어져 O자형 다리가 된다.

 김창우 원장은 “O자형 다리는 퇴행성관절염을 악화시키는 도화선”이라며 “증상이 심해지면 혼자 걷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무릎 연골은 닳기 시작하면 가속도가 붙어 빠르게 마모된다. 처음엔 무릎 주변만 아프다가 다리가 휘어 엉거주춤하게 걷는다.

 

젊은 환자는 교정 절골술 권유

O자형 다리는 퇴행성관절염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따라서 다리를 곧게 펴주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바로 ‘교정 절골술’이다.

 수술 원리는 간단하다. 무릎 아래 정강이뼈 윗부분을 잘라낸 뒤 한쪽으로만 닳은 뼈를 일자로 맞추고 금속 나사로 고정한다. 한쪽으로 치우친 뼈의 각도를 틀어 골고루 힘이 가게 하는 것이다. 교정 절골술을 받으면 무릎 안쪽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켜 통증을 줄이면서 관절 수명을 늘린다. 비교적 나이가 젊은 50~60대 중기 관절염 환자에게 적합하다. 수술은 정확하고 정교해야 한다. 내비게이션 수술은 수술 오차를 줄여 정확한 수술을 유도한다.

 김창우 원장은 “인공관절도 수명이 있어 젊었을 때 수술을 받으면 15~20년 뒤 재수술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다리 교정술은 재수술 염려도 없고, 평생 자신의 무릎으로 살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교정술로 다리가 곧아지면 걸음걸이나 옷맵시도 예쁘고 자연스럽다. 다만 뼈가 잘 붙을 때까지 8주 정도 조심해야 한다.

 인공관절은 퇴행성관절염 치료의 마지막 수단이다. 뼈를 깎아내 인공물로 대체하는 만큼 고통스럽고 힘들다. 재활능력도 떨어져 무릎을 90도 정도밖에 구부릴 수 없다. 자신이 O자형 다리인지 여부를 알려면 양쪽 발의 복숭아뼈를 붙인 상태에서 똑바로 서 보면 된다. 이때 무릎 사이가 벌어져 있거나 무릎뼈가 안쪽으로 향해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한다.

권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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