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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은 「세계 보건일」|"병든 도시를 구하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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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도시는 팽창한다. 지난 1백년 동안 세계인구는 2배로 늘어났고 그동안에 도시인구는 5배로 팽창했다. 세계인구는 30억, 그중 10억이 도시에 산다. 서울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에 2배반이나 늘어 이제 3백50만 인구를 품게됐다. 보다 문화적이고 자극적인 도시생활을 누리는 대신 오늘날의 도시인은 그들의 건강을 그 제물로 바치고있다. 답답하게 들어선 판잣집, 햇볕이 비칠 줄 모르는 「빌딩」속의 탁한 공기, 더러운 상하수도, 소음…
병든 도시를 구해야 한다는 것은 오늘의 가장 큰 과제다. 7일 제15회 세계보건의 날을 맞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인간과 그 도시」를 금년도 「테마」로 내세운 것도 그 때문이다.
7일부터 13일까지의 보건주간에 당국은 청소. 공해방지, 상하수도검사 등을 실시하고 기념식, 전시회 등을 열게됐다.
1948년 「유엔」전문기구로 태어난 세계보건기구는 그 헌장이 발교된 1947년 4월7일을 기념하기 위해 52년부터 이날을 세계 보건일로 정했다. 「제네바」에 본부를 두고 1백23개국의 회원을 가진 세계보전기구에 우리나라가 가입한 것은 49년 제2차 총회(로마)때였다.
질병의 만연을 예방하고 보건관리를 향상시키기 위한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에 6개의 지역사업 처를 갖고있는데 우리나라는 「마닐라」에 본부를 둔 서 태평양지역에 속한다. 결핵·나병에서부터 공중보건의 모든 분야에 걸쳐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의 막대한 도움을 받아왔다.
세계보건기구의 금년도 「테마」는 과거의 어느 때보다도 광범하고 절실한 문제를 잡은 것이다. 오늘의 도시는 극도로 조화를 잃어가고 있다.
첫째 도시는 좁고, 더럽고, 답답하다. 먼 앞날을 내다보고 새로 건설된 도시 몇몇을 빼고는 모든 도시는 좁은 거리에 가득히 차가 몰려다니게 마련. 주택의 극심한 부족으로 도시가 갖춰야 할 녹지대는 모두 판잣집으로 들어차고 좁은 거리엔 쓰레기가 쌓인다. 모기와 파리가 번식하고 그에 따라 무서운 전염병이 퍼진다.
둘째 도시의 하늘은 검다. 서울거리처럼 「버스」합승이 시커먼 연기를 마구 뿜고 달려도 괜찮은 도시가 세상에 또 있는지는 알 수 가없지만 그런 일이 없데도 도시의 공기는 탁하게 마련이다.
높은 건물사이에 몰려 사는 사람의 떼가 호흡기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하리라.
유통도 잘 안 되는 데다가 먼지가 섞이고 게다가 매연까지 마구 뿌리니 폐암환자도 늘만하다.
세째 도시는 목 마른다. 오늘날 75개 문명국만을 예로 들더라도 그 도시민의 3분의1만이 집안에 수도를 갖고 3분의1만이 공동수도를 쓰고 있을 뿐이다. 나머지 3분의1의 도시민은 더럽기 짝이 없는 오염된 도시주변의 지하수를 파먹고 산다. 도시의 오물은 수원지를 근본적으로 오염시켜 버리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의 「테마」는 보건문제에 그칠 수 없는 보다 근본적이고 중대한 인류의 과제인 것이다. <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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