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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서 이기고 「링」선 지고…울음 터뜨린 맹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베트콩」을 소탕하던 두 맹호가 장충체육관의 「링」위에 나타났다. 24일 개막된 제 19회 국제 군인「아마·복싱」선수권대회 파견선수 선발전에 멀리 월남에 가 있는 맹호부대 수색중대 김복룡 중사와 의무중대 유해옥 하사가 출전한 것.
「라이트·웰트」의 유 선수는 1회전에서 해군의 백승렬 선수에게 아깝게 졌으나 「페더」급의 김 선수는 1회전에서 유길상 선수를 물리치고 준결승전에 진출, 곽일선(중정) 선수와 접전 끝에 판정패했다.
○…이날 많은 관중으로부터 열렬한 응원을 받은 김 선수는 「레퍼리」가 상대편 곽 선수의 팔을 들어올리자 그 자리에서 쓰라린 패배의 눈물로 대해야했다. 탈의실로 들어서자 『목숨까지 바쳐가며 싸우고있는 맹호에 어떻게 다시 돌아가느냐』고 울부짖으며 거의 실신 상태. 그 자리에 같이 있던 맹호부대의 유태준 소령, 유해옥 선수, 임병모 중사(매니저) 등도 다같이 목을 놓아 울고 말았다.
○…김선수(25)는 배문고를 중퇴한 후 61년부터 권투를 시작, 63년 전군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서울 제기3동 산 4번지에 사는 김태석 씨의 3형제 중 차남인 김선수는 매달 40「달러」를 집으로 보내주어 가난한 살림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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