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로축구] 이동국,병역비리로 비난 면키 어려울듯

중앙일보

입력

운동선수들의 병역 비리가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프로축구의 간판스타중 하나인 이동국(포항 스틸러스)도 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서울지검 특수부의 수사 결과 병무청의 직원이 지난 98년 이동국의 아버지로부터 2천만원을 받고 이동국의 병역면제 처분을 하려다 뜻대로 되지 않자 이 중 1천700만원을 돌려준 사실이 드러난 것.

당시 발목 수술을 받은 이동국은 이같은 일을 알지 못했고 결국 현역입영대상자판정을 받았지만 간판스타이자 한국축구국가대표라는 신분이라는 점에서 도덕적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한창 나이인 20대에 군복무를 한다는 것이 선수생활에는 치명적이라는 생각에 프로선수들은 돈을 주고서라도 병역을 면제 받으려는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된다.

지난 97년 3월에는 프로야구 서용빈(LG)이 뇌물을 주고 병역 면제를 받으려다 구속기속된 사례를 보듯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이같은 일이 빈번하다는 소문이 입증된 셈이다.

서용빈은 뇌물 공여는 인정됐지만 병역 판정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판결을 받고 집행유예로 풀려나 현재 선수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대한축구협회나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규정상 이같은 비리에 연루된 선수를 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병역이나 뇌물공여에 관한 것은 엄연히 사법처리 대상인데다 이동국이나 서용빈의 경우 처럼 뇌물 공여에 관계없이 병역 판정이 끝난 상황이기 때문. 따라서 현재 모대학에 등록한 이동국도 입영 연기만 가능할 뿐이지 기한이 되면 현역으로 군대를 가야한다.

비록 이동국은 아버지가 소환된 다음날인 20일 포항구단에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을 정도로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지만 뇌물 공여 사실이 드러난 이상 어떤식으로든 진상을 해명해야 될 처지가 됐다.

더욱이 2002 월드컵축구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주전 발탁에 희망을 걸고 있던 이동국으로서는 도덕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떻게 해서든 병역을 면제받아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는 그릇된 생각을 선수는 물론 부모까지 버려할 때가 온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