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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해 19킬로 비산 시체들은 찢기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이날의 날씨는 매우 좋아 동경시내에서도 후지산이 바라보일 정도였다. 「더브슨」기장이 조종한 이 여객기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날아와 4일 밤 동경에 착륙하려다 짙은 안개로 내리지 못하고 구주남단 「이다즈게」에서 밤을 보낸 뒤 5일 새벽 동경에 되돌아와 승객을 태우고 떠났었다.
이날 추락사고현장을 목격한 어전장 경찰서장은 『청백색 여객기가 마치 강풍에 낙엽 날리듯이 갑자기 위로 솟아오르더니 순간적으로 기미를 지상으로 향한 채 추락, 산산이 부서졌다』고 말했다.
한편 동경이민관리국은 이 여객기에 한국인 1명, 미국인 85명, 일본인 12명, 「프랑스」인 3명, 영국인 2명과 「홍콩」화교 1명, 「뉴질랜드」인 1명, 「가나」인1명, 국적불명 7명과 승무원11명을 태우고있었다고 밝혔다.
이 여객기참사에서 희생당한 한국인은 「홍콩」에 사는 교포 박성덕(55)여사로 밝혀졌는데 그는 지난달 24일 1년만에 귀국, 1주일을 머무른 뒤 JAL기 편으로 동경에 갔다가 이날 참변을 당한 것이다.
화상으로 분별조차 힘든 1백24구의 유해는 경찰·소방대 및 2천여 명의 자위대로 조직된 탐색대원들에 의해 모두발견, 어전장시내의 대승사에 안치되었다. 교포 박 여사의 유해를 비롯한 68구는 시체가 갈기갈기 찢겨져서 확실한 신원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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