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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녹아 개울 이루고 푹푹 빠지는 진흙길|1시간 반 동안 등산객 노릇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해발1068「미터」의 새봉-47회 전국체전 동계「스키」대회가 열린 「슬로프」엔 약30「센티」이상의 눈이 남아있어 대회를 강행시켰으나 약8「킬로」의 가파른 산길. 1백여명 남녀선수들과 임원들은 약1시간 반 동안의 등산을 강요당해야만 했다.
「스키」경기는 원래가 동계 산악경기-. 따라서 대회를 거행하기에 앞서 약1시간 가량의 등산은 오히려 뜻 있는 일일는지 모느라 푹푹 빠지는 진 흙 길을 강행군해야만 한다는 데는 모두가 무리라는 듯한 표정.
당초 대회는 횡계리 내차항「슬로프」에서 거행할 예정이었는데 27·28양일 간 대관령 일대의 눈이 모두 녹아내려 대회전날 대관령 고령지 시험장 옆 「슬로프」를 대회장소로 결정했다가 1일 새벽 그곳도 역시 눈이 다 녹아 없어진 까닭에 부득이 장소를 새봉으로 변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횡계리에서 새봉까지의 길은 마치 서울우이동에서 백령대에 오르는 것처럼 가파른 돌길. 눈이 녹아 내리면서 계곡은 개울을 이루고 길은 돌과 진흙의 뒤범벅. 산은 돌산(석산) 이었으나 길은 논길. 거추장스러운 「스키」를 둘러메고 눈의 계곡을 찾아가는 「스키어」들은 진흙길에 수없이 넘어졌다.
땀과 진흙을 온몸에 뒤덮어 쓰면서도 별천지처럼 눈앞에 전개되는 흰눈의 「슬로프」에 마음을 빼앗고 선수들이 「스키」를 바꿔 신기가 바쁘게 경사를 미끄러졌고 1일까지만 해도 대회거행을 걱정했던 「스키」협회 임원들의 얼굴엔 환한 웃음이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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