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찬 5집 '뉴스토리' 대박 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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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의 발라드 가수 이기찬(사진) 이 다섯번째 앨범 '뉴스토리'로 비로소 정상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비로소라고 한 것은 데뷔곡 '플리즈'이후 별다른 히트곡을 내지 못하면서 수년 동안 절치부심한 끝에 하루 수천장씩 팔려나가는 히트 앨범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올해 스물두살. 데뷔할 나이로도 많지 않은 나이지만 그는 벌써 다섯장의 독집 앨범을 가졌다. 고등학생때인 1996년 데뷔했다. MBC라디오의 '별이 빛나는 밤에'로 세상에 선을 보였으며, 데뷔곡 '플리즈'를 통해 애절한 가창력을 자랑해 주목받았다.

이지훈.양파 등이 그와 비슷한 시기 데뷔한 가수들이다. 지금 20대 남자 솔로 가수 가운데 선두 주자로 꼽히는 박효신이 데뷔 전 고교 시절 크고 작은 각종 가요제를 휩쓸 당시 즐겨 불렀던 노래가 바로 이기찬의 '플리즈'다.

"새 데뷔 앨범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결심과 노력 끝에 내놓은 앨범이 좋은 평가를 받으니 기쁘기도 하고 조금 멍하기도 합니다."

이기찬은 이제 대중에게 호소력을 갖는 노래 스타일을 깨달은 것일까. "그렇다"고 대답했다.구체적으로 어떤 요소들인가. '통일성 있고 담백한 멜로디, 듣는 이들이 쉽게 예상할 수 있는 편곡, 애드립을 줄이고 정확한 가사 전달에 치중하는 창법'을 꼽았다.

과연 그의 새 앨범, 특히 대표곡 '또 한번 사랑은 가고'는 그가 설명하는 히트곡의 요소를 고루 갖췄다. 대중의 수준보다 정확히 반보만 앞서갈 줄 아는 가수겸 프로듀서 박진영이 만든 노래다. 이기찬이 박진영의 노래를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수와 작곡가 사이에도 궁합이 있다면, 이기찬은 이제야 어울리는 작곡가를 찾은 셈이다.

이기찬은 싱어송라이터다. 자신이 만든 노래를 부르는 가수다. 지난 앨범은 모든 노래를 자신이 만들었고 새 앨범에도 네곡의 자작곡이 들어있다.

"다른 사람이 만든 노래를 부르는 게 편한 면이 있죠. 작곡가가 원하는 감성을 구현하면 되는거니까요. 반면 자작곡은 그 감성부터 만들어야 하니 참 어렵습니다."

어려워도 자기가 곡을 써야 뮤지션으로서 생명이 길다는 건 진리다. 이기찬은 "평생 음악을 하겠다. 작곡가.프로듀서.영화음악가로서 활동하기 위해 계속 공부중"이라고 말했다.

'또 한번…'은 독특한 뮤직비디오도 화제다. 배우 유인촌씨가 운영하는 '극단 YOU'의 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를 촬영해 사용하는 새로운 시도로 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박진영의 아이디어다.

아침부터 찬 가을비가 내린 지난 10일 만난 이기찬은 20대 초반의 나이에 비해 몹시 차분했다. 어려서 데뷔해 이미 인기와 슬럼프를 모두 체험한 그가 탄탄한 음악적 역량을 길러 장수하는 뮤지션으로 남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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