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축제서 색소폰 솜씨 뽐낸 전북도의장 허영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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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럽고 갈등이 심한 정치판이나 어려운 경제분야에도 아름다운 하모니가 넘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지난 13일 전북 전주시에서 열린 '세계소리축제'전야제 음악회 무대에서 소프라노 색소폰을 멋드러지게 연주한 전북도의회 의장 허영근(許永根.56.익산시) 씨.

許씨는 하얀 연미복 차림으로 나와 '히든 클라잉 블리즈'를 5분여에 걸쳐 전주시향과 협연, 2천여명의 청중에게서 큰 박수를 받았다.

색소폰 연주 경력 20년의 許씨는 플루트.클라리넷.트럼펫.피아노.기타 등 6~7가지의 악기를 다루는 프로급 음악인. 분주한 의정활동 틈틈이 익산시립교향악단.전주 온고을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한다. 일년에 서너차례 무대에 오를 만큼 음악에 대한 열정이 크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밴드부에 가입하면서 음악과 인연을 맺었다. 고교 때는 특히 2년간 밴드부 단장으로 활약하며 여러 악기를 섭렵했다.

許씨는 세미 클래식 가수로 주목받을 만큼 목청도 좋다. 약국을 운영하던 80년대 중반에는 가요 음반을 두장이나 냈다.

특히 '우리 이제 그만 만나요'(최종혁 작곡) 라는 노래는 한 방송사의 '가요 톱10'에 6개월 동안 랭크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가족들의 음악실력도 만만치 않다. 부인(51) 은 웬만한 곡이면 모두 소화할 만큼 피아노 실력이 뛰어나다. 아들(26.서울대 서양사학3) 은 해병대 군악대에서 근무했으며 재즈 피아노를 잘 친다. 딸(23.이화여대 한국음악3) 은 올해 전주대사습놀이대회에서 거문고로 기악 부문 차상을 받았다.

교회에 방문 연주를 나가면 '가족 음악회'를 열기도 한다.

許씨는 "이웃들과 음악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무대에 가급적 많이 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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