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디비전 시리즈의 사나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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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을 흥미롭게 하는 요소는 정작 최고라고 하는 선수들보다는 의외의 선수들이 승리의 주역이 된다는 데 있다.

이런 선수들은 말 그대로 큰 경기에 강한 사나이라 할 수 있다. 역대 디비전 시리즈에서도 이처럼 맹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이끌었던 선수들은 있었다.

마키스 그리솜(LA 다저스)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절이던 1995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디비전시리즈에서 아주 인상적인 경기를 선보였다. 4차전의 시리즈를 치르는 동안 그는 홈런 3개를 포함한 21타수 11안타를 기록했고 타율은 .524에 이르렀다. 그의 시리즈 장타율도 1.048로 놀라운 수준이었다.

1995년 시애틀 매리너스가 뉴욕 양키스를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무서운 타자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이 뷰너,에드가 마르티네스, 켄 그리피 주니어, 티노 마르티네스 등 당시 매리너스 타선은 무적이었다.

이 시리즈 동안 뷰너는 24타수 11안타, 타율 .458를 기록했고 그리피 주니어는 23타수 9안타(타율 .391)에 한 번의 시리즈 최다인 5홈런에 7타점을 기록했다.에드가 마르티네스는 21타수 12안타(타율 .571)에 타점이 무려 10점이었는데 10타점이라는 기록은 1998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노마 가르시아파라가 11타점을 올리기까지 한 번의 디비전시리즈에서 기록된 가장 많은 타점이었다.22타수 9안타(타율 .409)에 5타점을 올린 티노 마르티네스 역시 시리즈 역전승의 주역이 되었다.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칼 립켄 주니어(볼티모어 오리올스) 역시 디비전 시리즈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1996년 첫 디비전 시리즈였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디비전 시리즈에서 립켄은 18타수 8안타를 기록했고 1997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디비전 시리즈에서도 그는 16타수 7안타를 기록하며 디비전 시리즈에서만 34타수 15안타,타율 .441를 기록했는데 이 타율은 현재까지 디비전 시리즈에서 기록된 가장 높은 타율이다.

1996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뉴욕 양키스와의 디비전 시리즈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라면 당시 텍사스 선수였던 후안 곤잘레스를 들어야 될 것이다. 비록 1승 3패로 양키스에게 무릎은 꿇었던 텍사스였지만 곤잘레스의 활약은 최고였다. 이 시리즈에서 곤잘레스는 4경기 연속 홈런 등 5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9타점을 기록했다.

마이크 무시나(뉴욕 양키스) 역시 디비전 시리즈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1996년 클리블랜드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포스트시즌 첫 무대를 밟았던 무시나는 이 경기에서 6이닝 동안 3실점을 기록하며 비교적 좋은 성적을 올렸다.그러나 무시나가 보여준 최고의 투구는 이듬해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승부에서 나타났다.

이미 에이스가 되어있던 무시나는 시리즈 1차전과 4차전에서 두 번씩이나 랜디 존슨을 격파하며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었다.2경기에서 14이닝을 던졌던 무시나는 3점만을 허용하며 1.93이라는 뛰어난 방어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올시즌에도 무시나의 활약은 계속되었다.2연패로 몰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시리즈 3차전에 등판한 무시나는 7이닝 동안 4안타 무실점의 역투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무시나는 현재까지 4번의 디비전시리즈에 등판, 27이닝 동안 6자책점으로 방어율 2.00의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1998년 디비전 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가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꺽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짐 레이리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1996년 브레이브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도 아주 인상적인 홈런을 기록했던 레이리츠는 4차전까지 벌어진 이 시리즈 동안 10타수 4안타,5타점을 기록했는데 그 4개의 안타 중 3개가 홈런이었다.특히 4차전에서 랜디 존슨을 상대로 기록한 홈런은 시리즈를 결정지었다.

1999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디비전 시리즈에서는 많은 대기록들이 양산되었다. 레드삭스는 시리즈 4차전에서 기록한 한 경기 최다 득점(23득점)과 한 경기 한 선수 최다 타점 타이(7타점) 등이 대표적인 기록이다.

하지만 한 가지가 더 있었다. 레드삭스의 3루수였던 존 발렌틴이 시리즈 동안 기록한 12타점이라는 기록. 이는 한 번의 디비전 시리즈에서 기록된 최다 타점 기록이며 바로 1년전 팀동료였던 노마 가르시아파라가 기록했던 11타점을 넘어서는 것이기도 했다.

이 시리즈에서 발렌틴이 기록한 안타수는 7개에 지나지 않았지만 3홈런이 포함된 것이어서 대기록이 가능했던 것이다. 또한 발렌틴은 이 시리즈에서 한 경기 한 선수 최다 타점 기록인 7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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