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주택은행장 스톡옵션 행사할까]

중앙일보

입력

김정태(金正泰)주택은행장이 1998년에 받은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을 행사할까.

金행장은 주택은행장에 취임하면서 40만주를 주당 5천원에 살 권리를 받았으며, 다음달 1일부터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지난 12일 주택은행 주식의 종가가 주당 2만8천3백원이었으므로 단순 계산해도 93억2천만원의 차익을 볼 수 있다.

金행장은 14일 스톡옵션 행사 의사를 묻자 "올해 무.배추 농사가 잘됐더라"고 동문서답을 했다. 그는 몇년 전부터 주말이면 부인과 함께 경기도 화성 주말농장에 가서 채소 등을 가꾸는 재미로 산다.

그는 "솔직히 바빠서 스톡옵션을 행사할지 말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면서도 "11월 1일부터 3년 동안 행사할 수 있으므로 시간적 여유가 있고, 지금은 주가가 하락한 상태"라며 당분간 행사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金행장은 "지금 행사하면 국민은행과 합친 합병은행이 앞으로 잘 안될 것으로(내가 보고 있는 것처럼)오해하는 직원들도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택은행장에 취임하면서 월급을 1원만 받는 대신 주당 5천원에 30만주, 주택은행 주식이 은행주 가운데 최고 가격을 기록하면 10만주 더 많은 40만주를 살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98년 취임 당시 주가는 5천원에도 못미쳤다.

한 주택은행 직원은 "金행장이 주택은행을 1등 은행으로 만들었다는 점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처음 스톡옵션을 받을 때보다는 스톡옵션 행사에 부담을 덜 느낄 것"이라면서도 "합병은행장으로서 은행 안팎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귀식 기자 ksli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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