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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반미는 극소수 목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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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는 13일 "한.미 동맹관계는 과거에도 소중했고, 현재도 소중하며, 미래에도 중요할 것"이라면서 "반미는 극히 적은 사람들의 목소리"라고 말했다.

盧당선자는 이날 정부 중앙청사 별관 집무실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를 면담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낙연(李洛淵)대변인이 전했다.

盧당선자는 "미국이 앞으로도 우리의 우방으로 남아있기를 바란다"며 "주한미군은 필요하고 앞으로도 필요할 것이며, 이런 생각을 나는 일관되게 말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북한 핵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기본입장"이라면서 "이 문제는 대화와 협상으로 충분히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또 盧당선자는 "한국 젊은이들의 촛불시위는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이 주된 요구이고, SOFA 개정은 미군의 주둔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켈리 차관보는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의도도,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고 여러 차례 말해왔다"면서 "이것이 미국의 정책이며, 한국 정부와 늘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사를 밝힌다면 다양한 주제로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盧당선자는 대통령 취임 직후 조속히 미국을 방문해 달라는 켈리 차관보의 요청을 수락했다. 또 켈리 차관보는 "다음달 25일 盧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식에 부시 대통령이 고위 대표단을 파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면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켈리 차관보는 북한의 한성렬 유엔 차석대사와 미국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의 회담과 관련, "미국은 북한의 국제사회에 대한 대응, 특히 북한의 핵무기 제거라는 부분에 대해 북한과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모리 요시로(森喜朗.전 일본총리) 한.일의원연맹 일본 측 회장을 만나 "중요한 것은 한.미.일 3국이 공동대응하는 가운데 미국과 북한이 대화하는 것"이라며 "대화를 통해 풀지 못할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모리 회장은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대표를 만나 "盧당선자를 지지했던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이 반미 감정을 갖고 있어 걱정"이라며 "한.미.일 공조는 굳건히 유지돼야 함에도 盧당선자가 한.미.일 대북 공조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최훈.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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