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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채권펀드 투자한파 속 ‘독야청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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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채권형펀드는 올해 가장 높은 수익을 올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금리가 폭락세가 이어지고 브라질 등 신흥국 국채나 선진국의 투자등급 채권인 하이일드채권의 발행금리가 우리나라보다 상당히 높아 고수익을 냈다. [중앙포토]

저성장·저금리·고령화의 ‘2저1고’ 추세 속에 투자 할 곳이 마땅치 않다. 내년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 돼 저성장에 발목 잡힌 돈이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3.0%로 낮췄고, 한국은행은 3.2%로 수정했다. 세계에서 바라보는 성장률도 부정적이다. 세계 주요 투자은행(IB) 10곳의 내년 한국 성장률 평균치는 11월말 현재 3.0%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1%로 전망했다. 이러한 환경속에 투자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큰 물줄기는 주식형 자산→채권형 자산, 고위험→인덱스펀드, ETF 등 안정성 등으로 흐름이 변하고 있고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구조화상품으로 새로운 물길을 뚫고 있다. 특히 고령화 추세에 맞춰 꾸준한 현금흐름이 창출되는 일드(Yield 수익)형 상품과 해외채권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해외 채권형펀드 고공행진=수익률에서 단연 돋보인다. 올해 가장 높은 수익을 낸 투자 자산은 해외 채권펀드다. 연초 이후 평균 평균 수익률이 12.93%로 1위를 차지했다. 해외 주식형펀드도 11.85%의 수익률로 2위, 3위는 국내 주식(코스피지수 기준·9.66%), 4위는 국내 주식형펀드(6.47%)다. 단기간 반짝 수익률이 아니다. 11월 23일 기준으로 해외 채권형펀드의 최근 3년 수익률은 평균 30.3%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돈도 많이 몰렸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지난달 5일까지 국내주식형 펀드(ETF 제외, 공모펀드 기준)에서는 4조6974억원의 돈이 빠져나갔다. 해외주식형에서도 3조7489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반면 해외채권형으로는 2조7460억원이 유입됐다. 국내채권형으로도 1조3594억원이 들어왔다. 왜 해외 채권형펀드가 뜰까. 우선 채권투자 수익은 크게 채권발행 금리와 매매차익 두가지로 결정된다. 채권가격은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반대로 올라가는 특성이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으로 금리가 폭락세가 이어져 채권 매매차익이 커질 수 있었다. 여기에다 브라질 등 신흥국 국채나 선진국의 투자등급 채권인 하이일드채권의 발행금리가 우리나라보다 상당히 높아(발행금리가 10% 안팎인 경우도 있다) 해외 채권형펀드가 고수익을 낸 것이다. 이같은 저금리추세에 부도율까지 하락하면서 하이일드채권의 수익률도 높아져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투자 패턴을 보면 이머징펀드와 하이일드펀드, 글로벌펀드가 있다. 이머징펀드는 브라질이나 멕시코, 터키같은 신흥국 채권에 투자한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는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가 있다. 또 이머징펀드와 하이일드 펀드의 중간성격을 갖고 있는 글로벌펀드는 선진국과 이머징국가에 분산투자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지만 기대수익률은 조금 낮아진다.

 ◆투자 전망=전문가들은 해외 채권형펀드는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포트폴리오에 편입해도 괜찮은 종목으로 미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특히 해외 채권형펀드가 전체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일본 등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다 그리스 구제금융 집행 여부와 미국 재정절벽, 스페인 지방선거 등의 증시 불안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어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보다는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릴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은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내 채권보다는 상대적으로 금리 수준이 높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는 해외 채권이 유망하다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선 최근 해외 채권형펀드가 고점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기대수익을 낮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오히려 채권형펀드 내 투자자산 배분을 달리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특히 선진국이나 신흥국 모두 금리가 바닥수준이고 경기도 안좋아 내년에는 금리가 오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투자 주의사항=첫번째 해당국 통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으로 인해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실제로 연초만 해도 투자메리트가 있었던 브라질 채권의 경우 헤알화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일부 펀드수익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또 같은 해외채권이라 하더라도 펀드 유형에 따라 안정형부터 고수익형까지 다양하다.

특히 이머징국가 국공채나 하이일드채권은 글로벌 경기에 따라 가격변동이 국내 채권보다 큰 편이어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무었보다도 해외 채권형펀드에 투자할 때에는 특정 국가채권에 집중되는 펀드는 되도록이면 피하는 것이 좋다.

또 해외 채권형펀드는 만기가 3년 이상되는 펀드로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성공률을 높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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