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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신약 개발 효율 높이려면 해외 ‘R&D 100년’ 기업과 협력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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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한국법인의 김진호(62·사진) 대표. 그는 최근 GSK본사 직급 기준으로 수석부사장이 됐다. 영업·마케팅 분야에서 아시아인으로는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김 대표는 이에 더해 북아시아 지역 총괄 책임자까지 맡았다.

 최근 서울 용산의 집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한국 제약업계의 인재 사관학교’라는 평판이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1997년 부임한 뒤 국내 인력을 다른 나라 GSK 사업부에 계속 파견했다. ‘넓게 보고 익히라’는 뜻이었다. ‘에스프리(Esprit)’라는 본사의 인력 파견 프로그램을 제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해외법인 대표로 꼽힐 정도였다. 성과도 거뒀다. 이춘엽 한국다케다제약 사장, 주상은 한국레오파마 사장, 이주철 한국신파 사장 등이 모두 GSK 한국법인 출신들이다.

김 대표는 “연구개발(R&D) 비중이 높은 지식산업은 최고경영자(CEO)가 종사자들의 능력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줘야 한다”며 “이들이 어디서 일하더라도 한국 제약업계의 수준을 높여준다면 ‘고향’격인 회사의 가치 또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97년 부임 첫해 340억원이던 GSK 한국법인 매출을 지난해 5026억원으로 14배 이상 늘렸다. 그런 성과를 인정받아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제약사의 국내 CEO 가운데 최장수 CEO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본사에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알려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2010년 1430억원을 들여 국내 1위 제약사인 동아제약 지분 9.9%를 인수했다. 지난 3월에는 한미약품과 복합신약 후보물질을 공동으로 개발해 세계 시장에서 영업·마케팅을 함께 진행하기로 제휴했다. 그는 “국내 제약사가 GSK처럼 100년 넘게 R&D를 해온 기업들과 협력하면 신약 개발 실패율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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