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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친 박정희 고향 주민들 “박근혜” 연호하며 마을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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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9일 밤 경북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선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주민들이 모여 환호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19일 오후 9시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앞 주차장. 120인치 대형 스크린을 통해 개표를 지켜보던 주민 500여 명은 ‘당선 확실’이란 문구가 뜨자 “대통령, 박근혜”를 연호했다. 새 대통령 탄생을 알리는 폭죽도 하늘로 쏘아 올려졌다. 풍물패는 북과 징·장구·꽹과리를 두드리며 첫 부녀 대통령의 탄생을 알렸다. 노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정희 전 대통령을 회상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주민 모임인 모래실회 이봉원(55) 회장은 “선거가 끝까지 접전 양상을 보여 주민들이 마음을 졸였다”며 “선거운동 기간 약속한 그대로 국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날 밤 생가에서 300m쯤 떨어진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찾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대구에서 태어났지만 구미는 아버지의 생가이자 그의 정신적 고향이다. 구미에 살고 있는 박 당선인의 5촌 조카 박용건(59)씨는 “감개가 무량하다”고 말했다. 그를 제외하고 박근혜 당선인의 가까운 친척은 모두 구미를 떠난 상태다.

 박근혜 당선인을 낳고 정치적으로 키운 대구 시민들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박 당선인이 태어난 곳은 대구의 한복판인 중구 삼덕동 5-2번지다. 이곳은 ‘대구의 명동’으로 불리는 동성로에 위치하고 있다. 그는 1952년 2월 2일 이곳에서 출생했다. 생가는 6·25전쟁 중 대구에서 근무하던 아버지가 세를 얻어 살던 한옥이다. 박 전 대통령은 1950년 12월 12일 대구 계산성당에서 허억 대구시장의 주례로 육영수 여사와 결혼식을 하고 이곳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생가는 1979년 동인관광호텔이 들어서면서 사라졌고 지금은 그 자리에 쇼핑몰 ‘몰디브코리아’가 세워져 있다.

 향토사학자 김종욱(72)씨는 “박 당선인이 태어날 당시 아버지는 대구 육군본부 작전교육국 차장(대령)으로 재직 중이었으며 셋집인 한옥 사랑채(방 세 칸짜리)에서 장모를 모시고 살았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충북 옥천군 옥천읍 교동리의 마을회관에도 주민 10여 명이 모여 들뜬 밤을 보냈다. 주민들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팔은 안으로 굽는다. 우리가 돕지 않으면 누가 돕겠느냐”며 힘을 보탰다. 옥천 육 여사 생가는 그가 1925년 태어나 박정희 전 대통령과 결혼할 때까지 살았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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