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김병지, 다시 닥친 불운에 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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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끝에 히딩크사단에 합류한 `꽁지머리' 김병지(31.포항 스틸러스)가 또다시 닥친 불운에 울고있다.

지난 1월 홍콩 칼스버그컵대회에서 무모한 플레이로 히딩크 감독의 눈밖에 난이후 약 8개월만에 대표팀에 합류했던 김병지는 대구에서 열린 대표팀과 올림픽상비군과의 연습경기 1,2차전에서 모두 제외됐다.

5일 오전 갑자기 찾아온 허리근육통 때문에 이틀간 훈련을 거의 소화하지 못해6일 경기에서도 제외된 것. 이날 경기 후 히딩크 감독은 "김병지에게 기회를 주려했었다. 그에게는 무척 애석한 일이다"고 말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발탁할 여지가 없음을 시사했다.

90년대 중반이후 한국최고의 수문장으로 평가받았던 김병지는 지난 1월 `사고'를 친 뒤 줄곧 대표팀에서 탈락하는 좌절을 맛봤지만 와신상담, 정규리그에서 선전을 계속하며(20경기.19실점) 기회를 엿봤다.

김병지는 리그 중 과감한 전진플레이보다는 안정된 플레이를 추구하는 등 한층신중해진 모습을 보인 결과, 이번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면서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를 얻었던 것. 대표에 선발되자 김병지는 대회나 A매치를 위한 소집이 아니었음에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좋은 결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결의를 다졌었다.

그 결의와 함께 2일부터 훈련에 나선 김병지는 나머지 세 선수들과의 주전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눈에 불을 켠 채 혼신을 다해 몸을 날렸다.

더구나 연습을 구경나온 시민들은 그간 그의 마음고생을 위로하려는 듯 누구보다 뜨거운 성원을 보냈기에, 이번 불운은 자신은 물론 팬들에게도 큰 안타까움으로다가온다.

월드컵까지 이제 8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 김병지가 또다시 덮쳐온 불운을 극복하고 화려한 재기의 나래를 펼 수 있을 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조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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