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생활아이디어 톡톡…女經協 여성창업경진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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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김정신(42)씨는 생선을 굽다가 집안이 온통 연기와 냄새로 가득차는 것을 보고 고민하다가 새 그릴을 직접 고안해냈다. 열판에 덮개를 만들어 내부열을 2백50~3백도로 유지하면 냄새와 연기가 완전연소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2년반에 걸친 시행착오 끝에 제품을 개발한 金씨는 지난 2월 아이에스디지털(http://www.isdigital.co.kr)이란 회사를 세워 '디지털 바이오 그릴' 이라고 이름붙인 이 제품을 팔기 시작했다. 아직 대리점은 없지만 각종 제품 전시회를 통해 벌써 1억5천만원어치나 팔았다. 金씨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http://www.womanbiz.or.kr)와 중소기업청이 마련한 제2회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참신하고 우수한 신기술을 보유한 여성예비창업자를 발굴하기 위한 이 대회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12개 팀이 오는 10일 상을 받는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의 신수연 회장은 "일상 생활과 가사에서 얻은 아이디어 차원을 뛰어넘어 고도의 전문기술을 활용한 사업 아이템까지 선보여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했다" 고 소개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조용수(38) 명품코리아 사장은 일본에서 전량 수입해 온 디지털 인쇄기용 잉크를 개발, 국가 공인 시험기관인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서 불응고성.안정성.저장성 면에서 일본제품을 능가한다는 판정을 받았다. 올 1월 대전의 조그만 오피스텔에서 소자본으로 창업했지만 지금은 충남 금산군에서 아담한 공장도 운영할 정도로 성장했다.

우수상을 받은 진주 소재 예비벤처 PML의 이영란(24)씨는 전자석을 이용한 표면처리 기술에 쓰이는 '자성 분말' 을 개발했다. 효율과 특성이 우수하며, 제조단가가 낮다는 장점을 인정받았다. 생활밀착형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대구의 황태영(30)씨는 제철 과일을 언제 어디서나 바로 먹을 수 있는 과일도시락을 개발해 장려상을 받았다. 청주의 양지숙(26)씨는 한국고유의 매듭을 이용한 조각보와 쿠션 상품으로 장려상을 받았다.

이밖에 ▶묵은 쌀로 밥을 지어도 햅쌀밥처럼 되는 현미유.찰옥수수 '밥맛개선제' 를 개발한 강현아씨▶죽 형태의 완전이유식을 만든 황혜령씨 등의 출품작도 수상했다.

수상작들은 3백만~1천만원의 창업자금을 상금으로 받고, 협회와 중기청으로부터 각종 도움을 받는다. 문의 02-528-0212 혹은 여경협 홈페이지.

이현상 기자lee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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