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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170만 다운' 4명이 만든 앱으로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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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출시 한 달 만에 170만 명이 내려받은 모바일 광고 앱 ‘캐시슬라이드’를 만든 4인방이 17일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 모였다. ‘서른 전에 창업해야 한다’고 뭉친 이들의 평균 연령은 27세다. 왼쪽부터 박수근(26) 대표이사, 곽근봉(25) 기술총괄이사, 김병완(28) 재무총괄이사, 박광연(29) 영업총괄이사. [김도훈 기자]

모두의 휴대전화에 있지만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것. “잠금해제 화면을 개인 맞춤 공간으로 만들어보자. 뉴스도 보고, 맞춤형 광고와 할인쿠폰을 받아보는 나만을 위한 미디어로 말이야!” 지난 8월 중순, 작은 사무실에 모여 머리를 맞댄 20대 청년 4인방의 눈이 반짝였다. ‘서른 전에 창업한다’는 목표로 외국계 기업을 그만두고 나와 합숙하며 아이템 회의를 한 지 일주일째였다.

 지난달 19일 모바일 앱으로 구현된 이 아이디어는 출시 한 달 만에 170만 다운로드, 매출 1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박수근(26)·김병완(28)·박광연(29)·곽근봉(25) 네 청년이 올해 8월 창업한 NBT파트너스의 첫 번째 서비스 ‘캐시슬라이드’다.

 캐시슬라이드는 스마트폰으로 광고를 보면 적립금을 주는 ‘리워드앱’의 한 종류다. 기존 앱과 다른 점은 스마트폰 첫 화면인 ‘잠금 해제’ 화면을 활용한 것이다. 광고를 보기 위해 앱에 접속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을 열기만 하면 돼 간편하다.

 광고는 ‘개인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근처에 있는 20대 후반 여성의 휴대전화 화면에는 인근 치과의 ‘치아 미백 할인 프로그램’ 광고를 띄워주고, 밤 10시 삼성동에 있는 25~35세 남성에게는 가까운 치킨집 쿠폰을 보내주는 식이다.

 개인정보 수집은 최소화했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번호를 넣을 필요 없이 나이, 성별, 거주지, 결혼 여부, e-메일의 다섯 가지 정보만 입력하면 아이디(ID)를 만들 수 있다. 이 정보와 고객의 실시간 위치에 기반해 실제 구매에 도움이 될 만한 광고를 뿌려주는 것이다. 날마다 60종의 광고를 170만 명에게 보내주고 있으며, 맞춤 광고를 고르는 기술은 특허 출원도 했다. 구매 가능성이 높은 고객층을 골라 공략하는 데다 화면 가득 광고를 보여줄 수 있어 이미 40개사 이상 광고주를 확보했다.

 박수근 대표와 김병완 재무총괄이사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박광연 영업총괄이사는 같은 대학 기계항공공학부를 졸업하고 외국계 컨설팅 기업인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다니다 올여름 퇴사했다. 학부 시절 각자 모바일 관련 창업에 동참해본 경험이 있었고, 회사 생활 틈틈이 서로의 꿈을 나눴다. 여기에 KAIST에서 전산학을 전공하고 1인 앱 개발자로 활동하던 곽근봉 기술총괄이사가 합류했다. ‘Next Big Thing’의 줄임말인 NBT파트너스는 그렇게 시작됐다.

 ‘해외 유학파, 자금 걱정 없는 부유한 부모님, 유력한 집안 배경’. 20대에 창업했다고 하면 연상되는 조건들이다. 지난 14일 서울 논현동 사무실에서 이들을 만나 “여기에 가까우냐”고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와, 저희 중에는 그런 사람이 한 명도 없네요.” 네 명 모두 부모님 지원을 전혀 받지 않았다. 직장 생활하며 모은 돈과 퇴직금, 타던 자가용 판 돈까지 싹싹 긁어모으고 지인 투자를 받아 마련한 3억원이 창업 자본금이었다.

 이들 4인방은 오전 10시 출근해 낮에는 각자 외부 광고주나 협력사와의 만남을 줄줄이 갖고, 오후 6시쯤 사무실로 돌아와 서로의 업무 진행 사항을 공유한다. 밤 11시쯤 마케팅·재무·개발 같은 개인 업무를 시작해 마무리하면 다음날 새벽 5~6시가 된다. 동이 터오려는 어둑어둑한 골목을 나와 귀가하는 생활이 한 달째다.

 회사는 급성장하는데 인력은 12명뿐이라 함께 일할 사람을 구하고 있다.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친구들끼리 동아리같이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고, 뛰어난 인재일수록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도 강해요. 이 걸림돌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우리의 비전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잠금화면의 포털’. 캐시슬라이드의 꿈이다. “콘텐트 공급자들이 모여들고, 소비자들이 필요한 정보를 맞춤형으로 얻을 수 있는 장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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