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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바다의 잠행|어선피격 세 차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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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속초=이운·양정희 주재기자】26일 새벽 5시 대진항을 출항, 밤11시까지 귀항할 예정이던 대진항 소속 신성호(7톤·디젤30마력·선주 박연근·44)는 어로 저지선과 남방 한계선 중간 저진 동쪽 20「마일」해상 DT650-710에서 명태그물을 걷던 중 돌연 북괴경비정 PT함 2척과「카젤」3척이 출현, 위협사격을 가한 후 『북으로 선수를 돌려라』고 고함치자 선장 김용택(37)씨가 두손을 들고 배를 북으로 돌리는 체하다가 남으로 도주하는 순간 기총 소사를 받았다.
이때 선장 김씨는 두부 관통상을 입고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선원 2명이 관통상을 입었으나 배는 그대로 사선을 돌파, 하오 6시30분쯤 대진항에 돌아왔다. 또한 이날 하오5시경 같은 대진항 소속 「제2 동양호」(9톤·15마력·선주 최봉진 43·대진리 3구)가 같은 해상에서 전기5척의 북괴 경비정에 쫓기다 남쪽으로 도피 중 집중 사격을 받고 선원1명이 총상을 입은 채 하오7시경 대진항에 돌아왔다.
선원 김석호씨 말에 의하면 이날 휴전선 해역에는 우리 해군 함정이 1척도 없었다하며 신성호가 사고현장에서 15분간 남하했을 때에야 어로저지선 남쪽해상에서 해군함정 1척이 북상했고 어로저지선 부근에도 다른2척이 북상중인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어민들은 해군함정이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북괴정이 휴전선을 넘어와서 이런 만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납북사고방지와 아전조업을 위해 설치된 거진항 어로지도 본부는 지난15일로 철수했고 명태어군이 남하함에 따라 해군함정도 긴장을 풀고 현장을 비운 사이에 이런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보여진다. 이날 신성호 피습과 같은 시간에 기범선 「영풍호(2.5톤 10마력·선장 조완옥씨 등 6명) 「동명호」(6톤20마력·선장 조건후 등 6명)등 2척이 「광복호」(7.8톤 20마력·선장 이기선씨 등7명)와 함께 북괴 쾌속정에 포위되었다가 「광복호」만이 기적적으로 탈출, 27일 상오4시쯤 거진항으로 귀항하고 나머지는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데 이2척은 납치된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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