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가 통권 30호째의 에세이집인 『이시형의 세상 바꿔보기』를 선보였다. 전업 문인을 제외하고 개인이 30권의 저작물을 써내기란 유례를 찾기 힘든 일.
중앙일보에 연재한 칼럼을 바탕으로 몇 개의 글을 추가하고 사회.가정.개인.세계 등의 편제로 나눈 이 책에는 저자 특유의 명쾌함이 곳곳에 녹아 있다. 그런 명쾌함은 책읽는 재미를 준다. 예를 들어 경기 침체라며 회사에 도시락을 싸들고 오는 이에게 "그래도 도시락은 싸지 마라" 고 권한다. 도시락 때문에 직장 근처 식당이 문을 닫으면 그곳 종업원들이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되며 쓸 건 써야 시장이 돌아가지 않겠냐는 것이다.
'바꿔보기' 식 주장이 처음엔 생경한 느낌을 주지만 나름의 논리적 근거를 갖춘 글을 읽다보면 '아하!' 하고 무릎을 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