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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광받는 북 과학기술 메카 김책공대

중앙일보

입력

북한에서 남한의 포항공대에 비견되는 과학기술인재 양성의 메카인 김책공업종합대학(총장 홍서헌)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과거부터 김일성종합대학과 함께 북한의 명문대학으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있었지만 지난달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가 시찰한 이후 북한언론들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으며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김 총비서는 지난달 19일 김책공대를 방문, 대학 관계자들에게 과학기술 발전과경제 발전을 위해 △과학기술 인재 육성 △교육방법 개발 △새로운 과학기술 분야개척 △선진기술 적극 도입 및 기술교류 확대 등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김책공대 교직원과 학생들은 지난달 28일 변영립 교육상 등이 참석한가운데 교내에서 궐기모임을 열고 연구분야를 강화, 과학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북한언론들은 최근 인민경제 각 분야의 기술개발과 설비현대화 등에서 김책공대졸업생들이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연일 되풀이해서 부각시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일 "조선의 과학기술교육의 최고전당인 김책공업종합대학 졸업생들이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서 기술적 진보를 이룩하는데서 핵심적 역할을 놀고 있다"면서 체신성 정보통신연구소 김명제 연구사, 평양프로그램센터 최경호 실장 등이 대학 출신들의 특출한 연구성과들을 소개했다.

통신은 이어 10월5일자동화기구공장, 상원세멘트연합기업소,락원기계연합기업소등 주요 공장ㆍ기업소들에서 이 대학 졸업생들이 생산정상화와 기술개선에 적극이바지하고 있다며 "현재 나라의 수천척 지하막장으로부터 최첨단 과학연구기지,생산현장으로부터 성(省),중앙기관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부문,어느 단위들에서나김책공대 졸업생들이 중추적 골간이 되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일 평양방송은 3월26일공장의 경우 김책공대 졸업생들이 150여명에이르며 이들이 생산공정을 현대화ㆍ자동화 하는데서 모범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중앙방송은 지난달 30일 최근 몇년간 자강도에서 새로 건설한 300여개의 중소형발전소들에는 이 대학 졸업생들의 지혜와 열정이 깃들어 있다고 전했다.

북한방송은 국제통신국도 관리일꾼들과 기사들 가운데 60%가 김책공대 졸업생들이며 이들이 통신현대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금속기계공업성 김용남 부상은 지난달 30일 평양방송에 출연, "우리 성과 산하 단위를 포함해서 거의 모든 책임일꾼들과 골간부서들이 김책공대 졸업생들로 꾸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수용 전자공업상은 지난달 20일 자신도 김책공대 출신으로서 맡은바 책무를 다할 것을 다짐하는 가운데 김일성 주석이 49년 4월부터 93년 5월까지 기간 11차례, 김 총비서도 `여러 차례'에 걸쳐 김책공대를 시찰했다고 밝혔다.

평양시 중구역 교구동 영광거리에 위치한 김책공대는 1948년 9월 평양공업대학으로 설립됐으며 1951년 김 주석의 항일빨치산 동료이자 전선사령관을 지내다 6.25전쟁중 사망한 김책의 이름을 따 명명됐으며 1988년에는 종합대학으로 승격됐다.

북한에서 김책공대가 이처럼 `뜨고' 있는 이유는 물론 김 총비서의 시찰이 큰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배경을 살펴보면 북한 당국이 지난해 이후부터 정보기술(IT)분야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하고 있는데다 과학기술 발전을 토대로 한 산업전반의 생산성 향상을 당면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것과 상관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서 21세기에 상응한 국가경제력 강화를 강조하는가운데 "인민경제의 기술적 개건은 현 시기 경제사업의 중심고리"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김 총비서도 새해 벽두부터 21세기를 `정보산업의 시대'로 규정하는 한편 "끊임없이 전진하는 현 시대의 요구에 맞게 경제를 추켜 세우고 발전시키자면 대담하게 공업을 최신설비와 기술로 장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김 총비서는 고위 간부들을 대동하고 올해 1월 하순 중국을 비공식 방문,4일간이나 상하이(上海)의 첨단산업시설을 시찰하면서 IT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나타냈다.

궁극적으로 김책공대의 부상은 과학기술 발전과 기술혁신을 통해 `경제강국'을건설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강력한 의지의 표출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두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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